공군 성추행 부실수사에도..지휘부 전원 불기소 '면죄부'

권혁철 2021. 10. 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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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신고 뒤 상관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리다 숨진 공군 이아무개 중사 사건이 219일 만에 종료됐다.

국방부는 15명을 기소하고 38명을 문책하겠다고 했지만, 부실 초동수사 책임자와 지휘라인은 단 한명도 기소하지 않은 채 '면죄부'를 줬다.

기소된 15명 가운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포함되긴 했지만, 그 역시 부실수사 혐의가 아니라 사망한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빼고 허위보고한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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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 성폭력]국방부 검찰단 "증거 부족" 결론
유족 "신뢰 못해..특검해야" 반발
지난 6월10일 공군 부사관 추모 및 국방부 규탄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에 국화를 꽂고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성추행 피해 신고 뒤 상관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리다 숨진 공군 이아무개 중사 사건이 219일 만에 종료됐다. 국방부는 15명을 기소하고 38명을 문책하겠다고 했지만, 부실 초동수사 책임자와 지휘라인은 단 한명도 기소하지 않은 채 ‘면죄부’를 줬다. 유족들은 “군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7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사건 관련자 25명을 형사입건해 이 가운데 15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처음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가해자 조사도 하지 않고 ‘불구속 수사’로 결정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20비행단 군사경찰 대대장과 수사계장 등 10명은 ‘증거 부족’으로 기소하지 않았다. 또 군검찰 지휘, 감독 라인에 있었으나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를 받은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법무실 지휘부 역시 ‘증거 부족’을 이유로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기소된 15명 가운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포함되긴 했지만, 그 역시 부실수사 혐의가 아니라 사망한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빼고 허위보고한 혐의를 적용했다. 사실상 부실 초동수사와 관련해 기소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공군 20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 부사관한테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군의 ‘뭉개기 수사’와 2차 가해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 5월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 감찰단의 수사결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3일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고, 국방부는 창군 이래 처음 ‘특임 군검사’를 투입했다. 하지만 최종 수사결과 초동수사와 수사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군사경찰, 군검찰, 군검찰 상부인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은 모두 형사처벌을 면했다. 국방부는 “초동수사 미진은 맞지만, 형사적으로 직무유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직무유기가 성립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데 무엇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증거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군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국회에) 특검 도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동 부실수사를 한 20비행단 군사경찰대대장과 수사계장도 불기소됐다. 이걸 수사결과라고 내놓을 수 있느냐”며 “엄정 수사를 약속한 대통령은 끝까지 책임져달라”고 말했다.

권혁철 김윤주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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