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한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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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빌헬름 폰 훔볼트는 "언어는 세계를 보는 눈"이라고 했다.
세계는 언어로 짜인 의미의 그물망인 것이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언어는 존재를 드러내고 나타내는 조건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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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1443년 훈민정음(訓民正音) 28자를 창제했을 때 ‘세종실록’은 이렇게 기록했다. “임금이 친히 언문(諺文) 28자를 지었는데, 그 글자가 옛 전자(篆字)를 본뜬 것으로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가 됐다. 무릇 문자(한문)나 이어(俚語·우리말)에 관한 것을 모두 쓸 수 있다. 글자는 간단한데도 쓰임이 무궁하니 훈민정음이라 불렀다.” 세종은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한 뒤 해례본 서문에서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창제 이유를 밝혔다. 그 후 ‘삼강행실도’ 등을 한글로 풀어낸 언해본이 출간됐고, 한자를 익히지 못한 여성들이 편지를 쓸 때 한글을 사용했다.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한글의 역사는 지난했다. 조선 시대 내내 언문이라 낮춰 불렸다. 나라가 쇠락기에 접어든 1894년에야 공식 문자로 인정받아 문법 등을 체계화하는 작업이 시작됐지만, 뒤이은 일제강점기에 말살될 위기로 몰렸다. 1945년 해방됐을 때 일본어 교육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한글은 낯설었다. 그러기에 문학평론가 김현 등 4·19 세대로 불리는 1940년 전후 출생자들이 한글로 사유하고 글을 쓴 제1세대임을 자부한 것이다.
내일이 575돌 한글날이다. 정부는 ‘우리의 한글, 누리를 잇다’라는 주제로 경축식 행사를 연다. 한글로 소통하며 세상을 잇자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때마침 국립한글박물관이 순조의 셋째딸 덕온공주의 ‘자경전기(慈慶殿記)’를 활용해 만든 서체인 덕온공주체를 한글꼴큰사전 누리집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한글의 의미를 되새겨 볼 기회로 삼을 만하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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