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비켜" 전기차 액셀 밟는 'GM 철의 여인'

오로라 기자 2021. 10. 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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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배라 회장, 테크 기업으로 변신 선언
6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워런시의 GM 테크 센터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메리 배라 GM 회장이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배라 회장은 “2030년까지 전기차·테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으로 매출 두 배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GM

6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워런시에 있는 GM 테크 센터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메리 배라 GM 회장은 현장에 있는 100여 명의 투자자를 향해 “GM은 단순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해 실적 개선을 이끌겠다”고 했다. 114년 역사의 GM이 테슬라를 따라잡는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날 배라 회장은 “2030년엔 연간 매출 2800억달러(약 35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GM의 최근 5년간 연매출 평균치(1400억 달러)의 2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세부적으로 차량 판매 매출이 최근 5년 평균치인 1380억달러에서 2030년 1950억~2350억달러로 40% 이상 증가하고 로보택시·IT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 매출도 20억 달러에서 40배가량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이 세웠던 재정 목표 중 가장 야심 차다(ambitious)”고 평가했다.

◇GM, “테슬라 넘는 1등 전기차 업체 될 것”

이를 위해 GM은 내연기관차를 포기하고, 2035년까지 완전 전기차 생산 업체로 체질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배라 회장은 지난 2018부터 호주·인도네시아·러시아·인도 등에 있는 내연기관차 공장을 순차적으로 폐쇄했다. 판매 실적이 부진한 쉐보레 볼트와 크루즈도 과감하게 생산을 중단시켰다. 이렇게 아낀 돈은 전부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등 혁신 분야에 쏟아부었다. 실제로 GM은 지난 2019~2020년 7조원을 신사업에 투자했고, 지난 6월에는 “2025년까지 추가 350억달러(약 41조원)를 신사업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의 일환으로 GM은 22억달러를 투자해 디트로이트에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 2곳을 설립한 데 이어, 2023년 미국 내에서 추가로 공장 3곳을 전기차 조립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연기관차는 남은 기간 판매를 완만하게 유지하는 데 그치지만, 전기차는 신차 30종을 내놓고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를 생산해 내겠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당장 내년부터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 3만달러(약 3600만원)의 쉐보레 보급형 전기 SUV 등 신차가 등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도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배터리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한다. GM은 “연구센터 설립에만 수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혁신 기술 내재화로 배터리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추겠다”고 했다. GM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사 ‘얼티엄셀스’의 생산라인을 오하이오·테네시주 2곳에 건설하고 있다.

◇IT 신사업으로 결실… 넘어야 할 산도

배라 회장은 지난 2019년에만 근로자 1만4000여 명을 내보낸 ‘철의 여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2020~2021년 1만100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대부분이 IT 개발자다.

GM은 연구 역량을 끌어올리며 자율주행과 관련된 신사업도 잇따라 출범시키고 있다. 일례로 GM은 2023년 일부 캐딜락 차량을 시작으로 주행의 95%를 차량이 알아서 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울트라 크루즈’를 승용차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르면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운전자 없는 유료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지난 4일 양산을 시작한 전기 상용차 ‘EV600′으로 자율주행 택배 서비스에도 나선다. 크루즈는 “자율주행 산업은 수년 내 연매출 500억달러 규모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GM은 자체 개발한 차량 OS(운영체제) ‘얼티파이’를 기반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AI(인공지능) 내비게이션·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구독 서비스다. GM은 “넷플릭스·스포티파이 같은 모델이 차량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미래차 분야는 누가 더 빨리, 많이 투자하느냐의 싸움”이라며 “GM이 빠르게 시작한 것은 맞지만, 모든 완성차 업체가 디지털 전환에 나선 가운데 누가 앞서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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