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스타벅스 트럭 시위
[경향신문]
‘모든 직원을 파트너로 존중’ ‘사회적 책임과 성장을 함께 추구’ ‘특별한 스타벅스 경험을 전달하면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의 회사 소개 문구다. 과연 그럴까. ‘스타벅스 파트너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과도한 판촉비용 감축하고 인사비용 강화해 인력난 개선하라’ ‘우리는 1년 내내 진행하는 마케팅 이벤트보다 매일의 커피를 팔고 싶습니다’…. 정작 스타벅스 파트너(매장 직원)들은 이렇게 외친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7일 트럭 시위를 벌였다. 노조가 없어 직원들의 실질적 단체행동은 없다. 그저 절박한 호소와 요구사항을 담은 문구가 재생되는 전광판을 실은 트럭만이 서울 시내를 돌았다. 회사 창립 22년 만에 처음 터져나온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다. 그들의 핵심 요구는 간단하다. 과도한 ‘굿즈’(기획상품) 마케팅 등으로 업무가 폭증해 “화장실 가기도 힘드니” 인력난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과 합작, 1999년 국내에 1호점을 열었다. 이후 적극적 마케팅에 힘입어 2005년 100호점, 2016년 1000호점을 여는 등 급성장해 지난 3월 기준 1500여개 매장에 이른다. 2010년 2416억원이던 매출액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지난해에도 3.1% 증가해 1조9284억원에 영업이익 1644억원을 기록했다. 단순히 커피 판매점이 아니라 ‘커피문화 선도’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제3의 공간’ ‘문화적 교감’을 강조하는 이미지 마케팅으로 업계 1위다. 기획상품 출시 등 각종 이벤트마다 사람들이 몰리고, 부동산 시장에선 ‘스세권’(스타벅스와 역세권 합성어)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별다방’이란 애칭까지 얻을 정도로 고객들의 호응 속에 성장한 스타벅스다. 이제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도 커졌음을 깨달아야 한다. 최초의 고객인 직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겠는가. 최대주주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벅스를 들여온 것으로 유명하다. ‘별다방 파트너’들의 호소에 정 부회장은 어떤 응답을 해줄까. 정 부회장이 잘 활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지금 다시 들여다본다.
도재기 논설위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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