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위드 코로나로 가는 길
정부가 일명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개편한다고 한다. 9월부터 백신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향해 가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현실화되려면 백신 접종과 의료 시스템 모두 준비가 되어야만 한다.
우선 백신 접종률은 접종 완료자만이 기준이 될 수 있다. 1차 접종으로는 항체 형성이 30%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기 곤란하다. 그런데 현재 접종 완료율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이를 최대한 높여야만 한다.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백신 접종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2.17%, 그리고 유보적인 입장이 8.46%라고 한다. 설사 잘못된 가짜 뉴스에 의한 잘못된 신념일지라도 각 개인은 백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본인이 백신을 거부함으로써 타인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이 커진다는 점에서는 공익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도 백신을 거부하는 직원을 해고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면서 백신 완료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접종인데 이들은 무증상 환자가 많기 때문에 본인들은 백신의 필요성을 덜 느낄지 몰라도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활동성은 높으므로 다수에게 전파할 수 있는 위험은 크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적극적인 백신접종이 필요하다. 지금 델타변이를 비접종자의 코로나라고 할 정도로 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결국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려면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의료 시스템의 측면에서 위드 코로나란 지금 같이 확진자 수에 얽매이지 않고 증상이 있는 환자와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 위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가벼운 증상만 있는 환자는 외래 위주로 그리고 중환자는 입원 위주로 치료하겠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지금부터 일반 병상과 중환자실 그리고 인공호흡기와 ECMO 같은 필수 장비의 현황과 가동률을 매일 공개하고 점검해야만 할 것이다. 위드 코로나란 현재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환자가 발생해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래 진료가 가능한 환자의 관리도 문제다. 모든 가족의 백신 접종이 완료됐다면 집에서 격리도 가능하겠지만 한 명이라도 접종 완료를 못한 사람이 있다면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병상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 전담병원들은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밀려드는 환자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뿐 아니라 제대로 교육받은 추가 의료 인력의 공급이 제대로 안되다 보니 기존 인력은 붕괴직전이다.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코로나 전담 병상을 늘려 왔지만 인력 및 장비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보인다.
심지어는 불필요하게 의료계와 꾸준한 갈등 구조를 만들고 있다. 필자는 수 차례에 걸쳐 시급하지 않은 의료 정책은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난 다음에 논의를 하기로 하고 우선은 코로나 퇴치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하여 협력하도록 촉구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수술방 CCTV 설치법이 제정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은 다시 고조됐다. 그리고 9월 초에는 보건의료노조가 파업 직전까지 갔는데 그 원인인 의료 현장의 열악함 역시 쉽게 해소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위드 코로나는 어느 날 갑자기 발표하고 시행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만일 발표된 날부터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환자가 급증한다면 이는 재앙이 될 것이다. 반대로 규제가 풀려도 환자의 증가가 없다면 그 동안 불필요한 과잉 규제를 했다는 의미가 된다. 현재 규제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은 만큼 백신 접종률 증가에 맞추어 의료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시행착오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도 최대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대 여성 새벽 아르바이트 퇴근길 참변…음주 뺑소니 차량에 치어
- 오토바이 들이받은 수억대 람보르기니…운전자는 차 버리고 달아나
- 제자 치마 속이 `궁금했던` 30대 교사…휴대폰서 몰래 촬영한 영상물 `우수수`
- 입양 한 달 만에 10대 딸 성폭행한 40대 양부…"성적 욕망에 범행" 시인
-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수술보조 맡긴 의사, 처벌은 ‘벌금 500만원’
- KDI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율 1%대 중반"
-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누르고 수익성 톱2 등극
- 믿을 건 밸류업뿐인데…세제 인센티브, 국회 통과 `하세월`
- 코스피 하락 베팅 `곱버스` 거래량↑…"트럼프 리스크 주의해야"
- 성수·영등포 확 바뀌나… 서울 준공업지역 규제 확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