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기형의 비어 있는 풍경] 바람이 머물다 가는 자리

한겨레 2021. 10. 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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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라는 핑계로 눈앞에 쌓인 것들을 애써 외면한 채, “멀리 보고 살라”는 옛 어른의 말씀처럼 먼 곳만 보고 살았다. 그러는 사이 공기 속에는 습기가 사라지고 어느새 잔디의 색이 옅어지고 있다. 빈 의자 위로 바람이 무심히 불어왔다가 슬며시 떠난다. 우리가 사는 세월도 바람을 닮았다. 사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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