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밑바탕엔 훈민정음이 있답니다"
29년 경력 초등학교 교사
2019년부터 한글에 꽂혀
국·영문본 동시출간
"한글의 위대함은 쉽다는 것
아이들이 그 가치 알았으면"
한글 창제의 비밀을 풀어낸 '날아라 훈민정음'을 쓴 정영애 작가(사진)는 29년 경력을 지닌 전직 초등학교 교사다. 그래서 그의 책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부드럽고 따뜻하다.
정 작가는 1987년 아동문학 공모전을 통해 등단했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우리는 한편이야'를 비롯해 '내 짝꿍은 외계인' '갈림길' '원효' '사춘기' 등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여럿 썼다. 그런 그가 2019년부터 훈민정음을 주제로 한 책 집필에 들어갔다.
"강남스타일부터 방탄소년단(BTS)까지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어요. 저는 한류의 밑바탕에 훈민정음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영어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글은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한글의 가치를 알려주자는 생각에서 훈민정음을 주제로 책을 쓰게 됐어요."
"훈민정음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굉장히 미스터리하고 흥미진진해요. 특히 세종대왕의 특명을 받아 비밀리에 한글 창제에 참여한 신미 스님은 마치 드라마 속 인물 같죠. 신미 스님은 언어 실력이 탁월한 인물이었는데 한글 창제에 반대한 조정 대신들의 눈을 피해 궁을 드나들며 세종대왕 옆에서 훈민정음 창제를 도왔어요. 훈민정음 작업은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였어요. 신하들은 뒤늦게 왕이 새 문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았죠."
이후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훈민정음은 수차례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연산군이 언문(훈민정음) 책을 지닌 사람을 처벌하라는 어명을 내리면서 한글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언문으로 된 책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시대 민족말살 정책도 한글에는 최대 위기였다.
"조선시대 많은 사람이 한글로 책을 펴내면서 훈민정음이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했어요. 하지만 한글은 그 자체로 자생력이 있는 문자예요. 평범한 백성이 읽고 배우기에 너무 쉬우니까요. 쉽다는 건 엄청난 힘이에요. 그 덕분에 한글은 수차례 위기에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죠."
'날아라 훈민정음'은 영문본으로도 동시 출간됐다. 정 작가 제자인 고교생 정진원 씨가 번역했다.
"진원이는 제 오랜 제자예요. 미국 미시간에서 태어났고 현재 한국의 국제고에 재학 중인데 우리 문학과 영문학에 관심이 많아요. 다른 나라 친구들이 한류 덕분에 우리말과 글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나 봐요. 진원이가 친구들에게 훈민정음 이야기를 알려주고 싶다며 번역하고 싶다고 했죠."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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