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유튜브를 통해 본 최근 '韓流' 신드롬

CBS노컷뉴스 윤석제 기자 2021. 10. 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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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세계적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는 '오징어 게임'
서울을 뉴욕· 파리· 런던 반열에 올린 'BTS'
K팝· K드라마에 이어 한국 고유문화 관심 증폭
백범 김구의 '문화 강국' 소원이 현실화 된 듯
한때 신기루 아닌 오랜 지속성 유지 노력 필요
넷플릭스 제공
요즘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 소식을 필두로 다양한 소재의 이른바 한류 관련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세계적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마치 '봇물'이라도 터진 듯 관련 동영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류가 이미 깊숙이 자리 잡은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현지인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따라하거나 '달고나 뽑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수두룩하다.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 파리에서는 '오징어 게임' 팝업 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7시간을 기다리다 실랑이가 발생해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동영상도 소개됐다.

프랑스 파리 '오징어 게임' 팝업스토어. 연합뉴스

유명 정치인이나 세계적인 연예인들만 출연한다는 미국 인기 TV토크 프로그램은 주연 배우들을 초대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푹 빠졌다는 소식이다.

'오징어 게임'이 '기생충'이후 영화·드라마에서의 한류를 다시 폭발시켰다면 K팝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아성을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가득하다.

'BTS'가 최근 영국의 최고 인기 밴드인 '콜드플레이'와 함께 발표한 '마이 유니버스'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의 동영상은 뉴스 속보처럼 번지기도 했다.

국제 빈곤퇴치 사회운동 단체 주관으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BTS'가 웅장한 '숭례문'의 야간 경관을 배경으로 공연을 해 서울은 뉴욕, 파리, LA, 런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동영상을 보면 뿌듯함도 느껴진다.

'BTS'의 뉴욕 UN본부 총회장과 앞뜰 공연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UN측은 방문 조회 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소식도 눈에 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밴드 콜드플레이. 연합뉴스

K팝과 K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식과 한복, 한글을 비롯한 우리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도 전 세계적으로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동영상도 많다.

해외 동포들이 고국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거나 한국인을 대하는 외국인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해외 거주 한인들의 동영상도 찾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방문하고 싶다며 부러움을 전하는 국내 외국인 유튜버들의 영상도 다양하다.

한류로 파생된 각종 현상을 다룬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다소 과장된 측면도 있고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과도한 민족주의 시각을 담은 것들도 꽤 있다.

하지만 대중문화를 필두로 우리 고유문화가 해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 문화가 지금처럼 세계인의 관심과 각광을 받아 본 적이 과연 있었나 싶을 정도다.

연합뉴스

지금의 현상을 보면 김구 선생이 '백범 일지'에 밝힌 소원이 마치 이뤄진 느낌마저 든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오직 우리가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중략)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언급한 문화가 현재의 한류와 같은 성격은 아닐지라도 한류를 통해 우리 문화가 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과거 1980~90년대에 일본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무기로 자국 문화를 서구에 적극 알려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영화 '영웅본색'을 필두로 이른바 '홍콩 느와르'의 붐이 일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동양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기존의 경제 대국 일본도 거대한 대륙국가 중국도 아닌 아시아 동쪽 끝 작은 반도국가인 대한민국이다.

현재의 한류가 일부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고유한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K팝·K드라마로 접하게 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점차 한식, 한복, 한옥 등 우리 고유의 의식주 문화에 대한 관심도로 확산되고 깊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의사소통을 위한 한글을 배우려는 노력도 배가 될 것이다.

유튜브를 보면 BTS의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 '아미'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듯이 이런 현상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한류를 통해 우리가 세계 문화 흐름의 중심부에 우뚝 섰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현재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충분히 가질만해 보인다.

영화하면 미국의 허리우드였으나 이제는 허리우드의 아성이 한국 드라마·영화의 잇따른 성공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양 문화하면 과거 일본이나 중국을 떠올리던 시대에서 이제는 한류를 떠올리는 게 됐다.

다만, 과거에 그랬듯이 뚜렷한 형체가 없는 문화와 유행이라는 현상은 어느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유념해야 한다.

한류가 지금과 같은 폭발력을 유지한 채 영구히 지속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오랜 세월 꾸준히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그 흐름을 지켜나가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CBS노컷뉴스 윤석제 기자 yoonthom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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