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중국·대만 CPTPP 가입 경쟁과 한국

기자 2021. 10. 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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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주목을 받는 국가로 대만을 들 수 있다.

중국과 대만의 CPTPP 가입이 향후 아태지역 통상 분야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대만의 CPTPP 가입 시도를 예사롭잖게 보는 중국은 첨단 전투기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는 등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 상황으로 보면 중국보다는 대만의 CPTPP 가입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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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주목을 받는 국가로 대만을 들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첨단 기술을 안보와 직결시키고, 첨단 산업에 대한 자국 내 공급망 구축 계획을 밝히자 대만은 어느 나라보다 적극 호응했다.

대만은 국제기구 및 무역협정에 가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직결돼 있다. 지난해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79년 중국과 수교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기념관 연설에서 수교 조건이었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더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2주 전이던 지난 1월 9일 폼페이오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외교관 등 미국 공무원의 대만 접촉을 허용하고,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확대를 미국이 지원하게 됐다.

아태지역에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체결돼 있다. RCEP에는 중국이 참여하고 있어 대만은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했던 TPP를 일본이 포괄적·점진적 TPP(CPTPP)로 발효시킨 후 대만은 CPTPP 가입을 엿볼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지난 9월 16일 중국 상무부는 CPTPP 사무국 역할을 하는 뉴질랜드에 가입 신청서를 전격 제출했다. CPTPP 신규 회원국 가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체 회원국과의 협의를 거쳐 가입 조건에 합의한 다음 가입 신청서를 제출토록 돼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듯하다. 더 큰 관심은, 얼마 안 가 대만이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이다.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은 하나의 중국 체제에서 벗어나 독립을 추구해 왔고, 미·일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19년 미·중 간에 약속된 1단계 무역 합의 준수를 요구하면서 통상법 제301조를 동원해 중국의 비(非)시장경제 문제를 시정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드디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통상정책이 구체화할 것이다. 대미 견제용으로 CPTPP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파악해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과 대만의 CPTPP 가입이 향후 아태지역 통상 분야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대만의 CPTPP 가입 시도를 예사롭잖게 보는 중국은 첨단 전투기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는 등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 상황으로 보면 중국보다는 대만의 CPTPP 가입 가능성이 더 크다.

2013년 이후 TPP(CPTPP) 가입을 검토해 온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적극 검토’ 입장을 밝히고 대내외 준비작업을 해 왔다. 중국과 대만이 CPTPP 가입을 신청하면서 우리에게도 기회의 창이 열린 것이다. CPTPP 가입으로 대만은 아태지역 공급망뿐만 아니라 새로이 구축될 ‘아시아 생산체계(아시아 팩토리)’ 재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미참여 국가는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통상정책은 고정된 목표가 아니라, 움직이는 상황에 맞춰야 하는 정치경제학의 대표 분야다. 특정 품목에 대한 손실 우려보다는 국가 차원의 이해득실을 기초로 CPTPP 가입을 과감하게 결단하고 추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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