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백신 접종 후 '월경 장애'도 이상반응 항목에 추가

[경향신문]
최근 ‘피해 호소’ 환자 늘자 항목 신설
생리 이상반응 949건 신고

지난달 서울 종로구 구민회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 후 이상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 신고 항목에 ‘월경 장애’를 추가하기로 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질병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타 이상반응 항목에 포함되던 월경 장애가 이달 중 개별 신고 항목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그간 이상반응 항목에는 발열, 통증, 부기·발적, 구토·메스꺼움, 두통·관절통·근육통, 피로감, 알레르기 반응, 기타 등 8개 항목이었다. 여기에 월경 장애 항목이 별도로 추가된다는 것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정출혈 등 생리 이상 반응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보고는 있으나, 이에 대한 인과성은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피해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자 신고 항목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월경 이상의 경우, 8개 이상반응 항목 중 ‘기타’에 표기하고 개별 증상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돼 있어 정확한 피해 수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생리 이상반응을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4만7000여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강 의원은 “생리 이상반응을 부정출혈이라는 기타 항목으로 수집하면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일 기준 생리 이상반응 신고로 집계된 건은 949건에 불과하다”며 “질병청이 여성들이 겪는 불편함에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예방접종 이상반응 신고 시스템을 할(짤) 때 잘 알려진 이상반응 위주로 리스트(항목)를 작성했고, 그 이후 새롭게 알려진 증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사 항목을 만들어서 정보를 수집하고 학회와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질병청에서 제출받은 대한산부인과협회 자문 의견에도 지속적인 부작용 감시 및 평가, 인과관계 및 발생기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질병청이 나서서 코로나 백신과 월경 장애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일단 감시 체계를 통해서 현황을 파악하고, 인과성이나 기전에 대해 전문가와 연구할 수 있는 기획을 하고 해외 연구 결과도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질병청은 보상과 관련해서는 “이상반응 신고는 인과성이 인정된 증상에 대한 신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인과성 인정 등에 따른) 보상에 대해서는 기존의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