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자주 먹는 식습관, 아기에게 괜찮을까요?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인데, 아기에게 괜찮을까요, 라고 묻는 임산부들이 많다. 임산부들은 다양한 식습관을 갖고 있다. 탄수화물보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아침을 거르는 사람, 식사보다 간식을 더 신경써서 먹기도 한다. 임신 중 식습관은 엄마와 아기의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엄마의 감정상태까지 바꾸므로 음식의 종류뿐만 아니라 먹는 시간과 간격까지 신경써야 한다. 식단코칭을 하다보면 임신 후 먹는게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며, 식습관에 따라 뚜렷하게 변하는 컨디션을 체감하는 임산부들이 많다.
◇ 조금씩 나눠 먹으면 우리 몸에서는 어떻게 반응할까?
임신초기에는 입덧 때문에 하루 세 끼를 여러 번 나눠 먹게 된다. 하지만 입덧이 어느 정도 가라 앉았다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은 바꾸는 게 좋다. 그 이유에 대해서 지금부터 알아보자.
음식을 먹으면 둘 중 하나다. 에너지원으로 바뀌거나 체지방으로 쌓인다. 기초대사량이 높거나 운동량이 많은 사람은 음식의 영양분이 대부분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과식을 했거나 대사가 느린 경우라면 체지방으로 쌓이기 쉽다. 이 과정에서 혈당이 빠르게 치솟는 일이 잦게 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갈 수 있다.
음식의 영양분(포도당)은 인슐린에 의해 글리코겐으로 변환되어 세포에 저장된다. 인슐린 덕분에 혈당 수치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데 당류 섭취가 빈번하거나 과해지면 혈당 스파이크 현상이 일어난다. 즉, 식후 혈당이 급속도로 치솟았다가 급격히 내려가고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혈당 수치를 낮추지 못하게 되면 혈액내 당이 계속 떠돌아 다니는 것이다.
임신상태에선 혈액내 떠돌아다니는 당이 아기한테 갈 수 있다. 그러면 아기가 커질텐데, 엄마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된다. 자신이 많이 먹는 것 같지 않은데 아기는 계속 커지니까.
이런 게 궁금하신 분들은 꼭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해봐야 한다. 자신의 식사량이 적지 않은지, 그로 인해 조금씩 자주 먹지 않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런 경우, 몸에서는 세포가 영양분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허기가 진다. 아침을 먹어도 점심 전에 간식을 찾게 되고 점심식사 후 다시 간식을 먹고 나면 저녁에 입맛이 없어진다. 저녁을 적게 먹고 자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새벽에 깨서 뭔가를 먹기도 한다. 고구마 한 개, 사과 한 조각, 김밥 반줄 이런 패턴은 반복된다.
◇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바꾸려면 뭐부터 해야할까?
첫 번째, 식사는 식사답게 간식은 간식답게 먹어야 한다. 그래야 허기가 덜지고 또 간식의 양이 적기 때문에 식사량을 또 늘려서 먹을 수 있다. 식사량을 늘린다면 간식으로 너무 달달한 음료가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다.
두 번째, 내가 먹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천천히 먹으면서 포만감을 느끼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인슐린 분비가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는다.
세 번째, 배고플 때마다 습관적으로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적게 먹으니까 살이 안찔 거라고 여기지만 엄마 몸은 영양분을 에너지원으로 전환하지 않고 지방으로 축적한다. 조금씩 적은 양을 먹으니 에너지원이 부족하고 몸은 자연스럽게 비상상태로 인식한다.
정리를 하자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은 인슐린 저항성을 올릴 수 있고, 엄마 몸은 에너지원이 부족해서 기운이 없고, 뱃속의 아기를 키울 수 있다. 식사량은 조금씩 늘려주고 간식 양은 줄이되, 밤이나 새벽에 먹는 습관은 버리는 게 좋다.
임신 중 식단관리는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간격으로 먹느냐도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방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가면서 본인의 컨디션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보자. 이전보다 훨씬 피로감이 덜해지고 몸도 더 가벼워질 것이다.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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