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살해男, "복수하겠다" 문자 보낸 즉시 범행

경찰 로고 /조선 DB

50대 여성 공인중개사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남성이 범행 직전 피해자의 딸에게 “복수하겠다”고 SNS로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은 피해자의 딸이 진행하는 인터넷 게임 방송 채팅방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다 ‘강제 퇴장’을 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피해자의 딸은 4일 오전 30대 남성으로부터 ‘복수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고나서 112에 신고를 했다. 그로부터 10여분 뒤인 오전 11시43분쯤 딸에게 119상황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119상황실 근무자가 “어머니가 흉기에 복부를 다치신 것이냐”고 묻자, 딸은 전혀 상황을 모른다는 듯 “다치셨나요? 심한건가요?” 등을 물었다. 범인이 피해자 딸에게 복수하겠다는 문자를 보낸 뒤, 피해자가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실로 가 범행을 저질렀는데 딸은 이를 몰랐던 것이다. 119 근무자는 “경찰로부터 ‘공동 대응 요청’을 받아 연락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경찰은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피해자를 발견한 상태였다.

이어 119 근무자가 “선생님이 (경찰에) 신고하실 때 어느 내용이었냐”고 묻자, 피해자 딸은 “그냥 복수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범인은 살인을 저지른 직후 현장에서 200m쯤 떨어진 빌라 옥상으로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범인은 딸의 인터넷 방송에서 강제 퇴장을 당한 뒤에도 계속 만남을 요구하는 등 스토킹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를 수사하고 있지만 피의자가 사망한만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