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윤석열·홍준표의 '입'

박창억 2021. 10. 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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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정치인의 실언은 승패를 가르는 중대 변수가 되곤 한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비하 발언도 선거철 대표적인 실언으로 꼽힌다.

이 실언으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정 의장은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해야 했다.

윤 후보는 또 '손바닥 왕(王)'자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닌다"고 말해 또 실언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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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정치인의 실언은 승패를 가르는 중대 변수가 되곤 한다. 19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종필(JP) 총재는 민자당을 탈당해 자민련을 창당했다. 그즈음 김윤환(虛舟·허주) 민자당 의원은 “충청당이 생기면 TK(대구·경북) 정치인도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기자 질문에 “TK가 핫바지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충청인을 비하하는 ‘핫바지’라는 단어를 사용한 게 실수였다. ‘핫바지’ 발언은 충청 표심을 자극했고, 지방선거 석 달 전 창당한 자민련은 충청지역 의석을 휩쓸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비하 발언도 선거철 대표적인 실언으로 꼽힌다. 정 의장은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않고 집에서 쉬어도 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실언으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정 의장은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해야 했다.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홍준표 두 후보의 입이 불안불안하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에 최근 입당한 당원들 가운데 “위장 당원이 많다”고 주장했다. 유력 대선주자가 새로 당원이 된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는커녕 ‘위장당원’이라고 공격한 것이다. 제대로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윤 후보는 또 ‘손바닥 왕(王)’자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닌다”고 말해 또 실언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는 이미 ‘청약통장’ ‘주 120시간 노동’ 등 실언을 연발해 ‘1일 1구설’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잦은 실언은 자질 시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홍 후보는 하태경 후보를 겨냥해 “저 ×은 당 쪼개고 나가서 해체하라고 ×랄 하던 놈”이라며 “줘패 버릴 수도 없고”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하 후보가 TV토론에서 홍 후보를 공격하며 궁지에 몰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의 실언과 막말이 되풀이되면 중도층 표는 모두 날아가 버린다. 어제 경향신문·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윤, 홍 후보는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각성과 성찰을 촉구한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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