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통합항공사 출범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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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외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사안은 자국 항공사와 자국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는 통합항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공항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두 항공사의 통합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생존이라는 대승적 목표로 진행된 것이라는 점을 맨 앞에 두고 고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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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공정위원장이 5일 국정감사장에서 연내 결론 도출을 다짐했지만, 이 또한 매끄럽진 않을 것 같아 우려된다. 그는 ‘경쟁제한’을 언급했다. 시중에 떠도는 조건부 결합 승인 가능성을 높인 발언이다. 앞서 공정위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해외 경쟁당국 일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중복노선에 대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항공업계는 의아해한다. 외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사안은 자국 항공사와 자국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다. 한국 항공업 판도가 어찌 변하는지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또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사가 인수·합병 후 시간대별 항공기 이착륙 권리인 슬롯(Slot)을 반납하거나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현실을 모르는 요구다. 인천국제공항은 2024년까지 제4 활주로 건설, 계류장 확장 등을 통해 슬롯을 늘릴 예정이다. 또 슬롯은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사업자에게 우선 배정된다. 충분한 인프라에 이런 원칙까지 있기에 경쟁제한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슬롯을 건드는 것은 레고 블록 옮기듯 쉽게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 이는 통합항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공항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인천공항 165개 직항노선의 경제적 가치는 25조8912억원으로 추정된다. 관광과 외국인 투자, 수출 등 간접효과를 포함하면 239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앞장서 무리한 제한을 둬 국적사 날개를 꺾고, 외국 항공사가 한국 공항에서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줄 이유는 전혀 없다.
슬롯 조정의 가장 큰 문제는 고용이다. 슬롯이 줄면 일부 현장 직원은 원치 않는 업무로 자리를 옮기거나 회사를 떠날 것이다. 매년 가장 선망받는 회사 ‘톱’에 오르는 대한항공에서 최근 심심찮게 이직 소식이 들려온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크겠지만, 통합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가 이들이 항공업을 버리는 이유 중 하나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경쟁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결합심사를 끝내야 한다. 두 항공사의 통합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생존이라는 대승적 목표로 진행된 것이라는 점을 맨 앞에 두고 고민하면 된다.
“저희가 먼저 판단하고 조치를 내리는 경우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에서 나온 조치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공정위원장의 심사지연 이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통상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기업이 속한 국가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가 타 국가 승인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나기천 산업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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