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빅데이터로 생태계를 밝히다
'#벚꽃' 사진 게재 날짜 통해
개화시기 등 식물계절학 연구
메타버스 접목도 시간문제
힘들게 야외에 나가서 동식물을 직접 관찰하지 않더라도 연구실 책상에 앉아서 인터넷 검색만으로 생태학을 연구하는 분야가 있다. 인터넷(internet)과 생태학(Ecology)을 합친 분야로 최근 보전생물학에서 주목하는 인터넷 생태학(iEcology)이다. iEcology가 기존 생태학 연구와 가장 큰 차이는 소수의 생태학자가 실험을 통해 획득한 자료가 아닌 전 세계 50억명가량 되는 인터넷 사용자가 일상생활에서 만든 자료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iEcology는 18억개 이상의 웹페이지와 하루 300만개 이상 작성되는 블로그 글, 4000만개 이상 게재되는 사진, 3억건 이상 공유되는 트위터 글, 35억번 이상 검색되는 단어 등 인터넷상 모든 자료를 이용한다. 2020년 iEcology를 처음 제안한 체코 과학원 소속 이반 야리치 박사는 “인터넷의 문자, 이미지, 영상, 소리 등을 이용해서 생태학의 연구주제인 생물발생과 생물 특성, 식물성장, 동물행동 등 생태계와 생태계 변화과정을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연구가 생태학에 적용된 것은 2016년으로 생태학에 Culturomics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한국, 영국, 브라질 등의 생태학자들이 검색량이나 디지털 문자를 이용해 생물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전문화체학(Conservation Culturomics)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연구자들은 “Conservation Culturomics가 생태계에 대한 대중인식 평가, 보전에 도움이 되는 상징 식별,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및 보전의사 결정 지원, 보전활동 중 문화적 영향 평가, 대중인식 증진을 위한 체계 구축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다양한 컴퓨터과학기술이 생태학에 적용되면서 Conservation Culturomics보다 더 큰 개념인 iEcology가 제안된 것이다.
독일 생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이 1866년 생태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썼을 때 지금처럼 인터넷과 생태학이 융합돼서 생태계를 연구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iEcology는 기초과학이 어떻게 다른 학문과 융합해 새로워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연구가 많이 진행될 테고 몇 년 후에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속에서 생태학을 연구할 날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도윤호 공주대 교수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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