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살며] 다문화가정 자녀는 미래의 민간외교관

- 2021. 10. 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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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줄었다고 하지만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다.

외국인 가정 학생들은 한국문화를 모국에 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외국인 가정 학생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것이 어찌보면 한국을 더 잘 알릴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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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줄었다고 하지만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돌아보면 부모를 따라 어느 날 갑자기 낯선 학교에 입학한 외국인가정 자녀들의 경우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싶다. 나도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였음에도 한국에 온 후 6개월 정도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는 영어가 많이 섞여 있었고 억양이 달랐다.
배정순 이중언어강사
외국인 가정 학생들은 언어는 물론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중 아랍어권 즉 이집트, 방글라데시, 이란에서 온 학생들이 그렇다. 아랍어는 글자 형태가 낯설고, 한국어와 어순이 달라 처음 배울 때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몽골, 미얀마에서 온 학생들은 한 학기가 지나면 간단하게나마 대화를 한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도 있다.

한번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문화감수성 관련 강의를 했다. 다문화배움실에서는 활발하게 말을 많이 하던 학생들이 아무런 반응 없이 무덤덤하게 앉아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대답할 만한 것을 질문하고 발표를 하면 격려해 주었다. 수업을 마치자 담임선생님이 다가와 “선생님이 수업하니 몽골 E학생, 이집트 B학생, 이란 K학생이 신나하네요” 라는 것이었다. 외국인 가정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따뜻한 관심이다.

다문화배움실에서는 다양한 각국의 언어 사용이 허용됐다. 나는 서툴지만 그들의 모국어를 간간이 섞어가며 한국어를 가르쳤다. 자국의 언어와 문화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은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한국어 학습 습득에 도움이 됐다.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한·영 동화책을 활용해 이해를 돕고, 동화책에 나오는 동물은 직접 만들면서 동화구연을 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한국어를 익혀 나갔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담임으로 외국인 가정 학생을 맡기를 꺼린다. 학생과 학부모와의 소통, 생활지도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다. 한국에서 받은 인상은 평생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 향후 양국 교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반면 차별 대우를 받았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서울대공원에 가면 ‘가자바’와 ‘수겔라’라는 코끼리가 있다. 가자바와 수겔라는 스리랑카가 우호 차원에서 한국으로 보내 준 암수 한 쌍의 아시아 코끼리다. 일부에서는 아시아 코끼리의 종 보전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하지만 스리랑카 마힌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으로부터 아기 코끼리 두 마리를 선물로 받아 양국 우호관계가 증진됐다. ‘이주노동자의 대부’로 불리는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대표가 어려움에 처한 스리랑카 청년 2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준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말을 익숙하게 못 해서, 피부색이 달라서, 살아온 환경이나 관습이 다르다고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 가정 학생들은 귀한 문화사절단이 될 수 있다. 외국인 가정 학생들은 한국문화를 모국에 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외국인 가정 학생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것이 어찌보면 한국을 더 잘 알릴 수 있는 길이다.

배정순 이중언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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