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의 '레닌그라드 포위' 피해 유대인에게 연금 보상

김재영 2021. 10. 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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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부터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 유족 및 생존 피해자에 대한 물적 보상을 해온 독일 정부가 '독일군의 레닌그라드 포위'로 죽을 고생을 한 당시 유대인 시민들에게 연금을 주기로 했다고 6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4500명의 '레닌그라드 홀로코스트' 생존자에게 매해 5200달러(570만원)의 연금을 주기로 결정한 데는 독일보상을 끌어내기 위해 조직된 유대인 민간단체의 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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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800여 일 동안 봉쇄돼 300만 명 사망했던 소련 도시
"다른 러시아인보다 유대인 더 고통" 인정
독일 지금까지 유대인 보상에 107조원 지불

2020년 1월 872일 동안 나치 독일군에 포위 봉쇄돼 외부와 연락이 끊겨 수십 만 명이 아사했던 구소련 레닌그라드의 76년 전 해방을 러시아인들이 재현하고 축하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70년 전부터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 유족 및 생존 피해자에 대한 물적 보상을 해온 독일 정부가 '독일군의 레닌그라드 포위'로 죽을 고생을 한 당시 유대인 시민들에게 연금을 주기로 했다고 6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2차 대전 당시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941년 9월8일부터 1944년 1월27일 만 872일 동안 독일군의 포위 및 봉쇄로 외부 물자공급이 완전 차단돼 수십 만 명이 아사했다. 군인 150만 명 및 민간인 140만 명 등 300만 명 가까이가 폭격과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지렁이 등으로 연명하다 그런 것마저 없어 이웃을 공격해 먹었다는 소문이 많았는데 실제 수백 명이 봉쇄 중에 식인 죄로 처벌되기도 했다.

레닌그라드 봉쇄가 시작된 지 80년이 되는 올해 독일은 나치 강제수용소도 아니고 수백 만 러시아인들도 함께 고생한 러시아 북단 레닌그라드까지 시야를 넓혀 유대인 피해자들을 보상해주기로 한 것이다.

독일은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패전국이면서 피해자들을 자발적으로 보상하고자 한 나라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4500명의 '레닌그라드 홀로코스트' 생존자에게 매해 5200달러(570만원)의 연금을 주기로 결정한 데는 독일보상을 끌어내기 위해 조직된 유대인 민간단체의 힘이 크다.

'대 독일 유대인 물질보상요구 회의'란 이름의 이 단체가 이스라엘 정부 대신 독일 정부를 대상으로 홀로코스트 보상을 거의 전담해왔다.

흔히 '보상 회의'로 일컬어지는 이 단체는 6일 올해 독일 정부가 추가로 7억6700만 달러(9000억원)의 홀로코스트 보상금을 내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레닌그라드 유대인 연금은 이 중 일부이다.

이 단체의 추산에 의하면 70년 동안 독일 정부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보상금으로 따로 떼어놓은 돈은 900억 달러(107조원)가 넘는다.

독일도 레닌그라드 홀로코스트 보상에 오랜동안 난색을 표해왔다고 한다. 레닌그라드는 나치에 직접 점령 당하지 않았고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도 함께 고통을 겪었다는 이유가 컸다.

그러나 보상 회의 협상팀이 당시 레닌그라드 시내에 뿌려진 '유대인이 우리 포위의 이유'라는 나치 삐라를 보여주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대인 협상팀을 이끈 스튜어트 아이젠슈타트 전 미국 재무부 부장관의 전언이었다.

미 국무부에서 홀로코스트 문제를 오래 담당하고 유럽연합 대사를 지내기도 한 아이젠슈타트는 독일 정부의 양보와 보상 합의를 칭찬했다. "홀로코스트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는 사람들을 보상하는 문제까지 왔는데 독일은 이것도 자기들의 윤리적 책임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젠슈타트는 "나치 범죄에 독일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콘라드 아데나워 독일 초대 총리의 태도가 이후 독일 정부에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전쟁에서 패한 나라에서 역사상 한번도 나온 적이 없는 말"이라고 유대인 보상회의 협상가는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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