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송구" 사과한 이유.. 세금이 무려 32조 더 걷힌다

정석우 기자 2021. 10. 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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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세수 추계 오차가 큰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세수 추계 오차는 정부가 실제 걷은 국세와 당초 예상한 세수 규모의 차이다.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경제 전반의 지표들을 종합해 세금이 얼마가 들어오니 얼마를 어떻게 쓰겠다는 것은 나라 살림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런데 올해 세금이 32조원 넘게 더 걷혀 오차가 21년 만에 가장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수 초과가 발생하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취소나 축소됐던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었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고, 민간에 남겨뒀으면 생산과 소비에 직접 활용됐을 돈을 정부가 걷어가는 바람에 민간 경제의 활력을 떨어지게 만든다.

홍 부총리는 이날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잘못된 세수 추계는 예산을 적재적소에 투입하지 못하게 하고 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하자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282조 예상했는데 314조 넘어서

작년 9월 정부는 올해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국세가 282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세수가 314조3000억원으로 당초 전망보다 31조6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고 수정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오차율은 11.2%에 달한다. 11.2%나 세금이 더 들어왔다는 뜻이다. 직전에 오차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0년(16.6%)이었고, 1990년에 역대 최고 수준인 22.5%의 오차율을 기록했다.

올해 세금이 더 걷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오차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올해 초과 세수가 당초 예상한 31조5000억원보다 조금 더 들어올 여지가 있다”고 했다. 주식 거래가 늘고 집값이 상승하면서 증권거래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수가 늘어 올 1~7월 국세 수입(223조7000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168조6000억원)보다 55조원 넘게 늘어난 상태다.

◇고 이건희 회장 상속세 때문?

홍 부총리는 “올해는 경기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던 데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상속세 등) 우발 세수가 있었고 자산 시장 세수도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오차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세수 추계는 가장 정확하게, 남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경제 왜곡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세수 오차가 커지는 것은 기획재정부가 전망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수 결손’을 우려해 전망치를 낮게 잡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오차율이 9.5%에 달하자 이듬해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과거에) 세수 결손 때문에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을 자인한다”고 인정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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