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등 재활용, 친환경을 입고 신는다
[경향신문]
‘BTS 정장’·‘신동빈 운동화’ 등
에코 소재로 만든 의류 잇단 출시
아웃도어 1벌에 페트병 75개 소요
기업 ESG·개인 환경인식 맞물려
일반 의류보다 가격 높지만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 당시 코오롱FnC의 친환경 브랜드 ‘래코드(RE;CODE)’ 정장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BTS는 환경 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면서 재고 의류와 친환경 원단으로 만든 업사이클링(폐기물을 이용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의상을 입어 메시지를 강조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명품 매장을 찾아 운동화에 모피코트를 입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신 회장의 신발은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LAR’의 9만7000원짜리 운동화였다. 그는 편한 자리에서 이 신발을 즐겨 신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에 친환경 업사이클링 바람이 불고 있다. 페트병과 자투리 원단 등을 활용한 친환경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기조가 강화되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휠라는 지난달 29일 친환경 프로젝트 슈즈 ‘어스터치 시리즈’를 선보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기 슈즈 3종을 선정해 리사이클 합성가죽, 재활용 코르크 등 폐기물을 재가공한 친환경 원자재, 에코 프렌들리 방수지 등을 주요 소재로 활용해 출시했다. 노스페이스와 K2는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해 각각 K-에코 플리스 컬렉션과 WWF 비숑 플레어 재킷을 선보였다. 블랙야크와 네파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재킷 1벌당 500㎖ 페트병 75개가량이 재활용된다. 페트병 1개를 처분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0g인 점을 감안하면, 친환경 폴리에스터로 만든 재킷은 1벌당 약 4.5㎏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내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자체 의류 브랜드 ‘오오티티’(OOTT·Only One This Time)를 지난달 9일 출시했다. OOTT 제품은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원단이나 나일론을 사용한 리사이클 원단을 썼으며, 겨울 패딩은 거위털 대신 화학 섬유 ‘웰론’과 ‘재생다운’을 충전재로 썼다.
친환경 의류는 제조 공정이 복잡해 일반 의류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7월 천연 소재와 자투리 원단을 사용해 만든 패션브랜드 러브 바이 커티스쿨릭(러브)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두 달치 판매를 예상하고 준비했던 초도물량이 10일 만에 완판됐다”고 말했다.
패션업계가 친환경 상품에 주력하는 이유는 환경문제가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의 ESG 경영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경영 기준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요구와 소비자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친환경 트렌드와 상품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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