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보은 내각'으로 역풍..기시다 지지율 '최저 수준'
[경향신문]
‘비리’ 아마리 간사장 기용에
“자민당, 쇄신도 반성도 없다”
집권 초 기대감보다 실망감
31일 총선 승리 구상 ‘삐걱’
기시다 후미오(사진) 일본 내각이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로 출발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를 도와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람들을 대거 중용하며 보은인사를 한 데 대한 시민들의 실망감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정권 배후에는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전 부총리,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이란 ‘3A’가 있다는 평가에 따른 역풍인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집권 초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오는 31일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당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이 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4~5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5%,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0%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9%로 나타났다. 이 신문의 역대 조사 중 아소 내각(53%)과 후쿠다 내각(59%)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낮았다. 후쿠다 내각과는 소수점 차이였다. 아베 정권 주요 인사와 측근들이 당 요직과 내각에 포함된 것이 낮은 지지율의 주된 요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아베·스가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거리감 때문이란 것이다.
특히 비리 혐의를 받는 아마리를 당 간사장에 임명한 것은 시민들의 쇄신 요구를 거부한 상징적 인사라고 평가받는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아마리 간사장 임용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48%로 긍정적 평가(30%)를 크게 앞질렀다. 자민당 지지층 내에서도 긍정적 평가는 41%에 불과했다. 아마리 간사장은 아베 정권 시절인 2016년 정부와 토지보상 협상을 벌이던 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제재생상직을 사퇴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기시다 총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양대 파벌인 아소파와 호소다파의 연합을 주도했다. 간사장 임명은 이에 따른 보은인사로 풀이된다.
자민당의 한 각료 출신 인사는 “아마리의 정치와 돈이 지지율을 10%는 깎아먹었다”고 평가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를 지지한 한 참의원은 “아베, 아소 두 사람의 얼굴이 어른거리는 인사에 유권자들이 기대할 게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총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총리 선출 후 역대 최단 시간에 의회를 해산하는 것이다. 이는 새 내각 출범 초기에 지지율이 오르는 소위 ‘축하장세’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지만 예상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오자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고노 다로 당 홍보본부장을 정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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