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에 뇌물 준 업자 "남욱은 돈 다 줬고, 정영학은 안 줘"
[앵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뇌물 3억 원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부동산 업자 정 모 씨도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과의 돈 문제가 얽히고설키면서, 소송까지 진행 중입니다.
정 씨는 사전에 진행된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 회계사를 이번 의혹의 핵심이라고 지목하며, 약속한 개발 이익도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김만배 씨 말고도 또 한 명의 뇌물 공여자가 등장합니다.
바로 대장동 개발과 판박이로 알려진 지난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에게 3억 원을 건넨 부동산 업자 정 모 씨입니다.
정 씨는 지난달 말 YTN과 50분 가까이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사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두 핵심 인물 가운데, 실제로 사업을 설계한 건 정영학 회계사라면서 남욱 변호사는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모 씨 / 부동산 업자 : (남욱 변호사가) 관여할 정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일한 사람은 누가 봐도 도시개발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설계한 건 그 (정영학) 회계사인데….]
그러면서 정 회계사와는 소송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지난 7월 회사 명의로, 정 회계사가 소유한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를 상대로 약속한 수십억 원을 달라면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겁니다.
정 씨는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과거 대장동 개발 사업을 함께 했던 동업자이자 자산관리사 공동대표였는데, 민간 개발이 틀어지자 혼자 사업을 털고 나왔습니다.
[정 모 씨 / 부동산 업자 : 서로 이 사업에 의해서 돈 벌면 나누자고 했거든요. (공영개발) 전에 저는 돈 떨어져서 팽 당한 것이죠.]
하지만 세 사람이 개발 이익을 똑같이 나누기로 약정을 맺었는데 큰 이익이 났음에도 제대로 돈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특히, 돈을 다 준 남 변호사와 달리, 정 회계사는 거액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모 씨 / 부동산 업자 : (소송 가액) 지금 30억 원. 약속했던 것이니깐 옛날에…. 근데 받을 것은 더 많아요.]
이와 함께 정 씨는 대장동 개발 현장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를 만났다는 사실 또한 인정했습니다.
[정 모 씨 / 부동산 업자 : (유동규 전 본부장) 아예 초창기에 옛날 시설관리공단인가 있었을 때 현장 모셔서 주민들 만날 때 한 번 봤던 것 같아요. (김만배 씨) 2011년엔가 거기 왔다 갔다 했어요.]
정 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후 현재 종적을 감췄습니다.
또, 최근엔 천화동인 지분 일부를 회사 명의로 취득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남욱 변호사에 이어, 대장동 의혹을 풀 열쇠를 쥔 또 하나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부동산 업자 정 씨마저 잠적하면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YTN 우철희 (woo7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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