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교과 개편의 피해, 학생에게 고스란히
[경향신문]
서울 내 기간제 비율 32%
일반고보다 10%P 이상 ↑
취업경쟁력 높인다는데
교원 수급난·수업 질 하락
“전문성 지도 방향에 역행”
산업 트렌드에 따라 특성화고의 교과 과목 개편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에 맞는 교원 수급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교원 자격증과 담당 교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 있었고, 일부 특성화고의 경우 전문교과 교사 전원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A특성화고(사립)의 전문교과 교사 16명은 모두 기간제 교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교 과정에서부터 직업 전문성을 기른다는 게 특성화고의 취지지만, 정작 핵심인 전문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100% 비정규직인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특성화고 전문교과의 기간제 교사 비율은 평균 32.26%에 달했다. 전문교과 교사 3명 중 1명꼴로 기간제 교사인 셈이다. 서울지역 일반계고의 기간제 교사 비율(21.6%)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전문교과 기간제 교사 비율이 39.41%로 공립학교(18.93%)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
특성화고 전문교과의 높은 기간제 교사 비율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교과 과목 개편과 연결돼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특성화고가 많아지고 취업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자 일선학교와 교육당국은 적극적으로 특성화고 교과 개편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를 가르칠 교원 수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교사의 교원 자격증과 실제 담당 교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다수였다.
가령 B특성화고(공립)에서는 전기·전자·통신 교사가 방송제작 시스템 운용과 캐릭터 제작, 마케팅과 광고, 광고콘텐츠 제작, 미디어콘텐츠 일반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C특성화고에서도 디자인·공예 교사가 컴퓨터 그래픽,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 디자인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전자 교원 자격을 가진 교사가 애플리케이션(앱) 콘텐츠 제작, 응용 프로그래밍 화면 구현 등의 과목을 가르친다. 무리하게 전문교과 과목을 개편·편성하다 보니 교사와 교과목 간 ‘미스매칭’이 발생한 것이다.
강민정 의원은 “현재 특성화고에서는 전문교과와 교사 간 미스매칭과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경우 교사의 수업 부담이 늘어날 뿐 아니라 수업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특성화고의 방향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특성화고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교원 수급과 교원 연수지원이 필요하며, 교과 과목 개편 역시 유행에 따라 그때그때 바꿀 것이 아니라 교육당국에서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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