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 준공영제]② 노선 운행 실태..관광지순환·심야버스
[KBS 제주] [앵커]
매년 보조금 천억 원이 지원되는 버스 준공영제 운영 실태를 짚어보는 기획뉴스 순서입니다.
KBS는 어제 이 시간을 통해 버스 준공영제에서 개선할 점으로 '노선의 효율적인 조정'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전해드렸는데요.
왜 이런 답변이 높았을까요?
임연희 기자가 관광지 순환버스와 심야버스 운영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버스 정류장에 주황색 대형버스가 들어섭니다.
관광객 맞춤형 버스를 표방하며 4년 전 신설된 관광지 순환버스입니다.
버스마다 교통관광도우미가 탑승해 관광 명소를 안내하는데,
[“높이는 393m가 되겠고, 경사도가 있으며 난도가 있는 오름입니다.”]
정작 승객은 없습니다.
노선을 살펴보니 관광객이 주로 찾는 해안가 명소는 빠져 있습니다.
[민경춘/교통관광도우미 : "해변을 (노선에) 껴서 이 버스를 운행 하는 게 어떠냐는 분들이 많아요. 이쪽으로는 아시다시피 거의 다 오름이나 숲 위주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몰리는 해안가 주요 관광지를 돌도록 노선도 바꿔봤지만, 택시 업계 반발로 한 달도 채 안 돼 포기했습니다.
[김영환/관광지 순환버스 기사 : "함덕으로 해서 세화 해변 월정 해변, 섭지코지 수산으로 해서. (승객이) 많이 늘어가는 추세에 중단됐죠. 많이 아쉽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관광지 순환버스 운송 수익은 2억 8천만 원 운송 원가의 10% 수준으로. 제주도가 24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제주도가 노선 개선에 갈팡질팡하는 사이, 관광지 순환버스 업체에 지원된 누적 보조금 액수는 90억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자정에 가까워진 밤 11시, 서귀포의 한 고등학교 정류장에 버스들이 멈춰 섰습니다.
평일 하루 한 차례씩 운행하는 서귀포 심야버스입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친 학생이나 늦은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이 주로 이용합니다.
[오서영/서귀포시 남원읍 :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 가는 길에 매번 타는 것 같아요. 택시 안 타고 돈을 아껴서 이 버스를 타고 집에 잘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운행 노선 절반이 지나도록 버스에 탄 승객은 3명뿐.
기다리는 사람 없는 빈 정류장만 연달아 스쳐 갑니다.
지난해 1월 기준 서귀포 심야버스 6개 노선 중에 이용률이 가장 높은 노선도 하루 평균 승객이 10명이 채 안 됐고, 이용률이 가장 낮은 노선은 하루 평균 1명을 태워 택시 수준으로 운행했습니다.
서귀포 심야버스의 누적 보조금 지원 액수는 58억 원으로, 매년 지원금 규모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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