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약속 저버린 금융노조..엉뚱한 기금만 축났다
[앵커]
노인요양보호사나 방과후 교사 같은 돌봄노동자들에게 금융권 노사가 약속한 기부금을 재원으로 지원금이 지급됐는데요,
점검해봤더니 약속된 기부금이 들어오지 않아 애먼 근로복지기금만 축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인해 일감이 거의 사라진 방문돌봄노동자들.
일의 특성상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가 상반기에 한시지원금 50만 원씩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A 씨/방과 후 학교 강사 : "그동안 쉰 것에 비하면 너무 적죠. (그런데) 저희도 생계 유지가 힘들기도 하니까..."]
재원은 당시 금융권 노사가 약속한 기부금이었습니다.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노사가 약속한 기부금은 750억 원.
임금 인상분 일부를 모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취약한 일자리를 연대와 협력으로 지켰다'며 적극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다 된 지금 실제 기부된 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은행연합회만 200억 원을 완납했을 뿐 금융노조는 약정액의 5분의 1 정도인 100억 원만 기부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실업대책에 쓸 근로복지진흥기금 200억 원 가량을 급하게 가져와 지원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금융권 노조가 기부 약속을 저버리면서 예정에 없던 기금만 축낸 셈입니다.
[김성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기부금이 실제 모이지도 않았는데 사업을 계획하고 시작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기부가 완료되지 않는다면 국민 세금 투입 등 별도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금융노조 측은 "기부하겠다고 한 금액은 가이드라인이었을 뿐 확정된 액수가 아니었다"며, 각 사업장 상황에 따라 기부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부하겠다는 말만 믿고 덜컥 지원책을 발표했던 정부는 금융권이 뒤늦게라도 기부 약속을 지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김지혜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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