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 9개 & 적시타 無' 4년차 능구렁이, 버티고 이겨낸 당당한 선발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베테랑 선발 투수 같았다. 10개의 피안타를 내줬고 2실점 했는데 적시타 허용은 없었다. KIA 타이거즈 윤중현(26)이 숱한 위기를 능구렁이처럼 넘겼다.
윤중현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95구 9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 역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윤중현의 시즌 9번째 선발 등판 경기. 9월부터 오프너 선발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지난 11일 NC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이후 15일 롯데전 구원 등판(2이닝 무실점) 이후 완전히 선발 투수로 전업을 했다. 이후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선발 투수로 안정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키움전에서는 6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펼쳤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미 윤중현은 본궤도에 오른 상황. 과연 팀 타율 1위(.278)이자 전날 경기 13점을 폭발시킨 롯데 타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했다. 롯데를 상대로는 3경기 평균자책점 2.70(6⅔이닝 2자책점)으로 강점이 있던 상황.
물론 쉽지 않았다. 낮은 코스로 커맨드와 로케이션이 이뤄지는 투구를 펼쳤지만 롯데 타선은 끊임없이 윤중현을 두들겼다. 윤중현은 위태로웠다. 하지만 윤중현은 흔들리면서도 스스로 버티고 이겨냈다. 위기 상황에서 일관된 로케이션으로 롯데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최고 140km의 패스트볼(31개)과 투심(17개)이 낮은 코스에 깔렸다. 체인지업(29개)과 커브(18개)는 더더욱 낮게 떨어지며 롯데 타자들의 배트를 빗겨가게 만들었다.
2회말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정훈을 3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이후 한동희에게 사구, 안치홍에게 좌선상 2루타를 허용해 2사 2,3루에 몰렸지만 안중열을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3회에는 마차도에게 볼넷,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추재현에게 희생번트를 대줬다.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윤중현으로서는 손해보지 않는 선택이었다. 이후 전준우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선두타자 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한동희를 3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2아웃을 잡았다. 이후 안치홍, 안중열에게 연속 안타, 마차도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손아섭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대량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3피안타 1볼넷을 기록하고도 무실점 이닝을 기록했다.
5회에도 실점을 하긴 했지만 이를 최소화했다. 추재현, 이대호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전준우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1사 2,3루를 만든 뒤 다시 정훈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워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교환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안중열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가 됐다. 그러나 마차도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투구수는 95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다. 그리고 손아섭 타석 때 홍상삼에게 공을 넘겼다. 홍상삼은 첫 타자 손아섭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번에는 우익수 최원준의 도움을 받았다. 최원준의 레이저 송구로 홈에서 아웃카운트를 추가, 윤중현의 실점이 늘어나고 승리 투수 자격이 사라지는 상황을 막아냈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2차 9라운드로 지명된 윤중현은 곧장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올해 역시 육성선수로 시작을 했지만 불펜에서 오프너, 선발진까지 당당히 진입했다. 버티고 이겨내며 이룩한 쾌거다.
타선은 4회 박정우의 2타점 적시타, 5회 유민상의 솔로포로 3점을 뽑아냈고 9회 최형우의 적시타로 4점을 뽑았다. 기회에 비해서는 부족했지만 그래도 2점의 리드를 지켰고 윤중현은 시즌 4승 째를 수확할 수 있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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