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상현 캠프, 총선 때 매크로 작업 의혹

이재석,오대성 2021. 10. 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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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4선 중진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윤 의원 캠프에서 이른바 매크로 작업을 통해 불법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KBS가 포착했습니다.

실제 조작 작업을 했다는 사람이 윤상현 의원 전 특보와의 대화 내용을 KBS에 공개했는데요.

먼저 오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포털사이트 등에서 홍보 업무를 대행하는 이 모 씨는 취재진에게 30여 분 분량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이 모 씨/홍보대행업체 대표 : "제가 검찰 조사 들어갔을 때 증거인멸로 핸드폰을 왜 없앴냐..."]

[정 모 씨/윤상현 의원 전 특보 : "증거인멸이라는 건 뭐냐면 검사 소환을 당했을 때. 지금 자유 아니야 지금? 이○○ 씨 지금 자유의 몸 아니야? 핸드폰 바꾸는 데 그 사람들 허가받아야 되나?"]

[이 모 씨/홍보대행업체 대표 : "아니죠."]

[정 모 씨/윤상현 의원 전 특보 : "지금은 상관없다니까. 오히려 불렀을 때. 그래서 미리 빨리 바꾸자는 게 그 얘기지."]

대화 상대방은 지난 총선 당시 윤상현 후보 특보를 지낸 정 모 씨입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요구합니다.

[이 씨 : "해드리는 거는 일단 첫 번째는."]

[정 전 특보 : "핸드폰."]

[이 씨 : "윤 의원님이 필요하신 거는 이제 핸드폰."]

[정 전 특보 : "네. 두 번째, 핸드폰 교환이 되고 나서 두 번째. 빨리 감정을 추슬러야 돼."]

휴대전화뿐 아니라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없애라고 종용합니다.

[정 전 특보 : "하드 전체를 가는데 그것만 빼놓고. 예를 들면 증거 있잖아 증거가. 그걸 어디다 백업만 받아 놓고, 지금 거래처 해 놓은 거. 하드를 다 바꿔버리자 전체적으로."]

이 씨가 불안해하자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이 씨 : "제가 만약 잘못됐을 때, 의원님도 어느 정도 저를 감싸고 가실, 도와주실..."]

[정 전 특보 : "그 기본은 내가 할게, 내가. 그리고 나에 대해서 물어봐. 정○○라는 놈이 어떤 놈인가. 정○○."]

[정 전 특보 : "9시에 만나. 편안하게. 진짜 제가 이런 이유가 우리 의원님은 살고 당신은 뭐... 이게 아니라니까."]

만남 이틀 뒤 휴대전화는 없앴다는 대화가 오갑니다.

[정 전 특보 : "안 됐어? 아직도?"]

[이 씨 : "아니요. 핸드폰은 일단 바꿨어요."]

[정 전 특보 : "어, 잘했네, 잘했네. 오케이, 오케이."]

휴대전화와 하드디스크를 없애라고 요구받은 이유는 범죄 증거였기 때문이라는 게 이 씨 주장입니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자신이 윤 의원 측 요청을 받고 이른바 '매크로' 작업으로 불법 홍보 활동을 했다고 취재진에게 털어놨습니다.

윤 의원 등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당하자 정 씨가 연락을 해 왔다는 겁니다.

[이 씨/홍보대행업체 대표 : "연락도 없다가 자기네들 궁지에 몰리니 저한테 재판 과정에서, 재판 한참 지나고 나서 뭔가 불안하니까 저한테 연락이 온 거거든요. 약속을 계속 했는데 그것도 다 말뿐이었고. 그래서 저는 좀 화가 나서 (폭로를) 하는 겁니다."]

정 전 특보는 지난해까지 윤상현 의원 특보로 활동했습니다.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윤 의원의 의정 활동을 적극 홍보했던 인물입니다.

정 전 특보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이 씨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안재우

“윤상현 의원에 매크로 결과 보고”…윤 의원 “사실무근”

[앵커]

보신대로 둘 사이 대화에는 증거 인멸 시도를 짐작케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지난 총선 당시 실제 매크로 작업이 있었다면 윤상현 의원이 이걸 알았는지도 중요한 쟁점인데요,

윤 의원 측은 매크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보자 이 씨가 취재진에게 제공한 사진입니다.

총선 나흘 전인 지난해 4월 11일 밤에 촬영했습니다.

국민의힘 복당 전이라 당시엔 무소속이었던 윤상현 의원이 기호 8번을 달고 있습니다.

오른쪽 남성이 이 씨입니다.

거울 속에 잡힌 또 다른 남성, 이 씨를 윤 의원에게 소개해 준 시민단체 대표 마 모 씨입니다.

[이○○/홍보대행업체 대표 : "마 총재가 저를 소개하고, 네이버 쪽에서 잘하고 있는 사람이니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시간이 촉박했잖아요. (그 자리에서 윤상현 의원은 어떤 말을 했습니까?) 윤 의원은 정확히 이거 해주면 당신의 공로가 크니까 내가 당선이 되면 원하는 걸 해주겠다."]

이 씨 말에 따르면 총선 투표일 직전 이렇게 셋이서 세 차례 정도 만났고, 매크로 홍보 작업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고 합니다.

윤 의원 홍보글을 네이버 상단으로 올리고, 경쟁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사도 마찬가지로 눈에 더 잘 띄도록 매크로 작업을 했다는 주장입니다.

컴퓨터 수십 대를 동원해 목표 게시물 조회수를 집중적으로 늘렸다는 겁니다.

[이○○/홍보대행업체 대표 : "2시간 만에 작업을 한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이라면 안 되죠. 제가 어떻게든 작업을 해주겠다, 윤 의원도 해줘라 지시를 한 거죠, 저한테."]

기념사진 촬영 직후 윤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이 씨에게 사진을 전송해줍니다.

이틀 뒤 이 씨는 윤 의원 홍보글이 있는 네이버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윤 의원에게 보냈습니다.

이 씨는 정 전 특보와 주선자 마 씨에게도 캡처 화면을 각각 보냈습니다.

말하자면 '작업 결과 보고'였다고 합니다.

투표 이틀 전 마 씨는 이 씨에게 '경쟁후보 비리를 네이버 검색순위에 들어가게 해달라', '그랬을 땐 최고 공로자'라는 메시지도 보냅니다.

이 씨는 취재진 앞에서 간략히 매크로 시연을 해보였습니다.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육아 관련 글입니다.

조회수 31인데 20을 더 높이는 걸로 설정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작동시킵니다.

30분이 안 돼 목표치에 다다릅니다.

노트북 하나로만 해서 이렇지 다수의 컴퓨터를 동시에 돌리면 네이버 상단에 특정 글이나 기사를 금방 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홍보대행업체 대표 : "이런 식으로 여러 대로 작업하는 거죠. 순위가 50등에 있던 게 확 올라갈 수가 있죠."]

마 씨는 이 씨를 윤 의원에게 소개해 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를 거절한 윤상현 의원 측은 취재진에게 보낸 서면 답변에서 매크로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이 씨와의 만남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정 전 특보는 총선 이후에는 더 이상 특보로 일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선거 때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캠프 관계자'로 말할 순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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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기자 (jaeseok@kbs.co.kr)

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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