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못 얻은 심상정..이정미와 결선행
[경향신문]
정의당 대선 경선 후보인 심상정 의원과 이정미 전 대표가 오는 12일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심 의원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정의당 간판 정치인으로 네 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한 심 의원과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내걸고 대선에 처음 도전한 이 전 대표의 결선 향방이 주목된다.
정의당은 6일 국회에서 당 대선 후보 선출 결과 발표 및 보고대회를 열고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당원 투표(온라인·자동응답전화·우편 투표) 결과, 심 의원이 총 유효투표수 1만1828표 중 5433표(46.42%)를, 이 전 대표가 4436표(37.90%)를 얻었다고 밝혔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1·2위 심 의원과 이 전 대표는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김윤기 전 부대표는 1448표(12.37%),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은 386표(3.30%) 순이다. 투표율은 55.58%였다.
당 안팎에선 4선 의원이자 당대표를 지낸 심 의원이 본선 직행을 확정짓지 못한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0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 전 대표는 심 의원과 997표, 8.52%포인트 차이였다.
심 의원의 대세론과 이 전 대표의 조직력이 맞부딪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당연히 심 의원이 이길 거라는 기대가 있어 이 전 대표를 같이 세워야겠다는 표심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선투표는 예측됐던 일이다. 이변은 아니다”라며 “1차에 끝났어도 간발의 차였을 것”이라고 했다.
결선투표 결과도 박빙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의원이 결선투표에서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내 정치적 성향에 따라 김 전 부대표를 찍은 표심이 이 전 대표 쪽으로, 황 위원장 표심이 심 의원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합하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경선 결과 발표 후 인사말에서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정의당의 치열한 경선을 열망했던 당원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2차에선 본선에 가서 당당히 정의당의 승리를 이끌 후보를 선택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남은 기간 동안 본선 경쟁력을 잘 보이겠다. 무엇보다 양당 정치를 왜 끝내야 하나, 정의당은 작은 당인데 어떻게 집권할 것이냐를 보여드리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결선투표 성사를 ‘변화’의 흐름으로 해석했다. 이 전 대표는 “거대 양당의 경선판이 화천대유와 고발 사주로 완전히 뒤덮여버린 지금, 국민들께서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카드를 원하고 있다”며 “당원들께서 이정미를 결선으로 올려주시면서 변화의 기회가 생겼다. 역전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완성시켜 달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초기 시작할 때 있었던 심 의원 대세론을 변화의 열망으로 꺾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 의원과 이 전 대표 간 결선투표는 7~11일 온라인, 12일 자동응답전화(ARS) 당원 투표로 진행한다. 12일 오후 최종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김 여사, 다음 순방 동행 않기로”…이후 동행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제주 어선침몰]생존자 “그물 들어올리다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 [트럼프 2기] 한국의 ‘4B’ 운동이 뭐기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관심 급증
- ‘프로포폴 불법 투여’ 강남 병원장 검찰 송치···아내도 ‘중독 사망’
- 서울대 외벽 탄 ‘장발장’···그는 12년간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교통정보 미리 확인하세요”
- 조훈현·이창호도 나섰지만···‘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