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사과'로 영호남 우정다지는 곡성과 거창
지난달 30일 전남 곡성군청에 5㎏짜리 사과 한 상자가 도착했다. 택배 상자에 적힌 배송자는 경남 거창군이었다. 상자 안에 있는 사과 12개에는 ‘코로나 극복 기원’ ‘함께해요 희망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등 응원 문구와 곡성을 상징하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오는 9일 두 고장의 자매결연 23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사과 산지로 이름난 거창군에서 보내온 ‘문자 사과’ 선물이다. 이런 문자 사과는 70% 정도 자란 열매 껍질에 글귀를 붙여 만든다. 글씨가 부착된 부분을 빼고 나머지 껍질이 붉게 익으면 완성된다.
두 고장은 1998년 자매결연을 했다. ‘국내 대표 사과 산지’라는 공통점을 앞세워 영남과 호남이 손을 잡았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매년 두 지역을 오가며 ‘곡성·거창 한마음 생활체육대회’ ‘농업경영인 교류대회’를 열고 친목을 다졌다. 수해나 폭설 피해 등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거창군은 지난해 9월 곡성군에 ‘수해 피해 극복 기원’ ‘사랑해요’ 등 글귀가 새겨진 사과 한 상자를 보냈다. 한 달 전 섬진강 범람으로 큰 물난리를 겪은 곡성군 주민을 위로하는 마음을 전한 것이다. 곡성군도 감사의 뜻을 담은 답글을 보냈다.
곡성군은 다음달 초 옥과면에서 키운 사과를 거창군에 보낼 계획이다. ‘고마워요, 거창군민’ ‘거창 사과 파이팅’ 같은 글귀를 새긴 최상품이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6일 “힘든 시기에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응원해 주는 거창군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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