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도 4천원 내고 자금이체" 디지털화에 고령층 금융소외 심화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최근 60대 주부 A씨는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은행 창구를 방문했다. 마침 은행 창구가 붐벼 1시간 가량 기다려 타행으로 빌린 돈을 이체하고 수수료까지 4000원을 부담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으로 제공되는 금융서비스가 증가하고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층에서 금융소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자금이체 등에 따른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데다 은행을 방문하는 수고도 덜 수 있는데 디지털 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고령층은 이런 혜택이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더 얹어 주는 예·적금의 우대금리 혜택도 그렇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비대면 금융상품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대면 금융상품(예·적금) 이용률이 0.4~10.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0.4%로 가장 낮았으며, 국민은행 6.7%, 신한은행 8.0%, 하나은행 10.7% 순이었다.

때문에 고령층은 비대면으로 금융상품(예·적금) 가입 시에만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 혜택에서도 소외됐다.

해당 상품을 분석해 보면 은행마다 다르지만 연 평균 0.1~0.2%포인트 수준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은행에서 판매 중인 비대면 우대금리 금융상품은 하나은행이 9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7개, 국민은행 3개, 신한은행 1개다.

타행 이체 수수료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은행 창구 이용 시 이체 금액에 따라 400~4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비대면 채널 이용 시 이체 금액과 관계없이 수수료 면제 혹은 최대 500원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오 의원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은행 지점의 축소와 통폐합이 이뤄지고 동시에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흐름에 그동안 은행 지점 방문에 익숙해져 있던 고령층이 소외되지 않게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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