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사회갈등 늘었다" 54.9%
[경향신문]
가장 심각한 영역 ‘빈부’
41% “정치가 해결해야”
20대 “남녀 갈등 늘었다”
60대 “정치 갈등” 세대 차
시민 절반가량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사회의 갈등이 심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에서 가장 심각해진 사회갈등 영역은 ‘빈부 갈등’이 1위로 꼽혔다. 20대(18~29세)에서는 ‘남녀 갈등’, 60대에서는 ‘정치 갈등’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오는 등 세대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경향신문이 창간 75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에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동안 한국의 사회갈등 정도가 이전에 비해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늘었다’는 답변이 54.9%였다. ‘비슷하다’는 27.2%, ‘줄었다’는 14.5%였다.
사회갈등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여성(51.7%)보다는 남성(58.3%)에서, 연령별로는 20대(62.9%)와 60대(63.9%)에서 많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64.9%)과 서울(61.3%)에서 많았다. 반면 40대(41.2%)와 광주·전라(34.4%)에서는 갈등이 증가했다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경제적 하위 계층(52.1%)에서 중간 계층(57.9%), 상위 계층(59.1%)으로 갈수록 사회갈등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국민의힘(84.8%)과 국민의당(72.4%) 지지층,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층(80.2%)에서 많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28.0%)과 열린민주당(29.9%) 지지층, 진보 성향(37.4%), 문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층(26.2%)에서는 평균보다 낮았다.
지난 4년간 가장 심각해진 사회갈등 영역은 빈부(34.3%), 정치(23.0%), 남녀(14.9%) 순으로 나타났다. 세대(6.5%), 노사(4.4%), 지역(3.6%), 종교(2.7%) 갈등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세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남녀 갈등은 20대가 47.5%로 1위, 30대가 26.4%로 2위였다. 직업별로 젊은층이 많은 학생(58.0%)에서, 지지정당별로는 정의당 지지층(26.2%)에서 남녀 갈등을 많이 꼽았다. 반면 60대(1.1%)와 70세 이상(0.4%)은 모든 사회갈등 영역 중 남녀 갈등을 가장 적게 선택했다. 또 여성(13.0%)보다 남성(16.9%)이 남녀 갈등을 많이 골랐다.
빈부 갈등 답변은 40대(45.5%)에서 특히 높았다. 하위 계층(33.9%)보다 중간 계층(34.3%), 상위 계층(37.5%)에서 빈부 갈등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정치 갈등은 60대(35.7%)와 50대(31.0%)에서 많았다. 30대(11.1%)와 20대(12.6%)에서는 정치 갈등이 3위였다.
하동균 케이스탯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증폭돼온 젠더 이슈가 2030세대에서 남녀 갈등을 많이 선택한 이유로 추정된다”며 “경제적 현실에 가장 민감한 40대의 경우 노동소득으로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급등한 부동산이 빈부 갈등을 많이 고른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갈등 해결을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정치인(41.6%), 국민 개인(26.3%), 언론인(11.6%) 순으로 답변했다. 시민단체(6.8%), 법조인(4.0%), 종교인(1.8%) 등이 뒤를 이었다.
정치인이 갈등 해결을 주도해야 한다는 답변은 진보(38.2%), 중도(40.8%) 성향보다 보수(46.4%)에서, 문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층(36.7%)보다 부정평가층(45.6%)에서 많았다. 진보층(15.2%)과 문 대통령 긍정평가층(15.4%)에서는 언론인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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