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트렌드는 '나노사회'..더 개인화 된다"

정영현 기자 2021. 10. 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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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지만 예전처럼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시청하지 않습니다. 각자 방에서 자신의 기기로 보는 거죠. 예전에는 가족끼리 드라마를 보고 친구와 영화를 본 후 감상 평을 나누며 유대감을 키웠지만 이제는 가족끼리도 대화를 잘 하지 않아요. 코로나19는 여기에 결정타가 됐죠. 가뜩이나 대화가 부족한데 식당에서도 대화를 못 하게 하잖아요."

매년 한발 앞서 다음 해 트렌드를 예측해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오는 2022년의 대표 트렌드 키워드로 '나노사회'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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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 '트렌드코리아 2022' 출간 간담회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 안돼.. 새 변화 예상"
"10대 자녀와 취향 논하는 'X세대' 재주목"
'시골 생활' '즐거운 건강 관리' 등 유행 전망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6일 신간 ‘트렌드 코리아 2022’ 출간 간담회를 줌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래의창
[서울경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지만 예전처럼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시청하지 않습니다. 각자 방에서 자신의 기기로 보는 거죠. 예전에는 가족끼리 드라마를 보고 친구와 영화를 본 후 감상 평을 나누며 유대감을 키웠지만 이제는 가족끼리도 대화를 잘 하지 않아요. 코로나19는 여기에 결정타가 됐죠. 가뜩이나 대화가 부족한데 식당에서도 대화를 못 하게 하잖아요.”

매년 한발 앞서 다음 해 트렌드를 예측해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오는 2022년의 대표 트렌드 키워드로 ‘나노사회’를 꼽았다. 극소 단위로 파편화된 사회·공동체가 모래알처럼 각 개인으로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돼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돼가는 사회다. 김 교수는 6일 온라인으로 열린 신간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 펴냄)’ 출간 간담회에서 개인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애쓰는 나노사회의 도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흐름 속에서 개인들이 수입을 다변화·극대화하려는 노력, 즉 ‘머니 러시’ 현상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혼자 살아남으려면 돈이 중요하다”며 “직업을 2~3개씩 갖고 주식·예금뿐 아니라 미술, 음악 저작권, 부동산 지분 투자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순히 명품 소유를 자랑하기보다 자신의 정보력과 획득 능력을 증명하는 ‘득템력’ 과시 소비가 늘어나고 개인이 홀로 생존하는 데 중요한 건강에 대해 관심이 커지면서 ‘헬시 플레저(즐거운 건강관리)’가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사진 제공=미래의창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흐름으로는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완전한 이주는 아니라도 짧게나마 시골의 매력을 즐기는 ‘러스틱 라이프(시골 생활)’와 스스로 규칙을 정해 질서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바른생활 루틴이’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촌스러움이 ‘힙’해지고 있다”며 “시골향(向)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거셌던 MZ세대 담론의 뒤를 이어 내년에는 X세대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김 교수는 “40대인 X세대는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냈고 개인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며 “사회의 허리이자 구매력이 가장 높은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서점가에는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이 많았지만 요즘은 팀장 리더십에 관한 책이 주를 이룬다”며 “팀장, 즉 리더가 된 40대가 전에 겪어보지 못한 애자일 조직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기업들은 ‘실재감테크’ ‘라이크커머스’ ‘내러티브 자본’ 등의 트렌드 키워드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험 제공이 인기를 끌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좋아요’를 모아 돈을 벌 수 있으며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여러 에피소드를 모아 더 큰 세계관을 보여주는 서사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들 열 가지 키워드의 첫 글자를 따 내년 한 해를 ‘타이거 오어 캣(TIGER OR CAT)’으로 표현했다. 그는 “2022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첫해”라며 “코로나19 이전으로의 복귀는 어렵고 또 다른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호랑이가 될 것인지, 고양이가 될 것인지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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