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 대출 미끼로..중소 대리운전업체 '야금야금'

유수환 기자 2021. 10. 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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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가 영세 대리운전업체에게 대출을 해준 뒤에, 갚지 못하면 '콜 번호'를 인수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리운전 콜 번호 3개를 소유해 하루 평균 250콜 수익을 내던 대리운전사 대표 A 씨.

[A 씨/대리운전 회사 대표 : 콜도 안 들어오고, 프로모션도 안 나오고, 이건 아니지 않냐, 속은 것 같다.]

또 다른 대리운전사 대표 B 씨도 1억 원을 빌렸다가 카카오 측으로부터 콜 번호를 빼앗길 상황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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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가 영세 대리운전업체에게 대출을 해준 뒤에, 갚지 못하면 '콜 번호'를 인수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콜 번호가 곧 경쟁력인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기 위해 대출까지 활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수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리운전 콜 번호 3개를 소유해 하루 평균 250콜 수익을 내던 대리운전사 대표 A 씨.

재작년 말 전화대리업계 2위 플랫폼 회사로부터 카카오모빌리티와 합작했다며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A 씨/대리운전 회사 대표 : 프로그램을 옮겨주면 지원금을 줄 것이며 카카오 기사가 잡는 콜에 대해서 1콜당 500원씩 백마진도 주겠다고….]

A 씨는 '콜 번호'를 담보로 대출도 해주겠다는 제안에 1억 2천만 원을 매일 12만 원씩 상환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플랫폼 사용료' 명목으로 매달 21만 원씩 이자도 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약속한 혜택은 없었고, 콜 수는 되레 떨어져 원리금을 못 갚는 수준이 됐습니다.

[A 씨/대리운전 회사 대표 : 콜도 안 들어오고, 프로모션도 안 나오고, 이건 아니지 않냐, 속은 것 같다….]

또 다른 대리운전사 대표 B 씨도 1억 원을 빌렸다가 카카오 측으로부터 콜 번호를 빼앗길 상황에 처했습니다.

[B 씨/대리운전 회사 대표 : (카카오 측으로부터) 네 번호 처분하겠다, 내용증명만 받은 상태인데요.]

이들은 카카오 측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문어발식' 확장을 하며 영세업자들을 핍박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법 위반 소지도 있는데 대부업 등록 없이 돈을 빌려주는 행위는 금지돼 있습니다.

[강훈식/민주당 의원 (국회 산자위) : 사채업자도 아니고, 이렇게 작은 영세업자들에게 불법 대출의 논란까지 만들어가면서 (사업)하는 것은 시장에서 또는 국가적으로 규제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영세업체 지원책으로 대출해주는 관례가 있었다"며 다만 "비영리에 평균 2~4.9% 저리로 대여해준 거라 대부업에 해당하진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서진호, 영상편집 : 김종미)

유수환 기자y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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