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유빈'을 찾아라, 아시아선수권서 금 셋..부활 알린 한국 탁구

황민국 기자 2021. 10. 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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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성적은 황금세대 시절 능가했지만
최강 중국 불참, 일본도 정예 빠져
세대교체와 무한경쟁 필요성 확인

탁구 대표팀 신유빈(왼쪽)과 전지희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따낸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탁구는 당분간 카타르 도하를 약속의 땅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노메달 수모를 겪은 2020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린 뒤 첫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으니 그럴 만하다.

한국 탁구의 미래로 불리는 신유빈(17·대한항공)이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와 함께 2021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더니, 이상수(31·삼성생명)가 남자 단식에서 한국 탁구에 역사상 첫 우승을 안겼다. 남자 단체전에서도 정상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금메달만 무려 세 개다.

여자 단체전과 여자 단식(신유빈), 남자 복식(장우진·임종훈), 혼합복식(장우진·전지희)에서 은메달 4개, 남자 단식(장우진)에서 동메달 1개도 따냈다.

성적만 따진다면 유남규(대한탁구협회 부회장)와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 등 황금세대가 한꺼번에 출현한 그 시절을 뛰어넘는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구인들이 조심스러운 것은 한계와 숙제를 동시에 확인했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대회는 메이저대회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최고의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세계 최강 중국은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문제와 전국체육대회 일정으로 아예 불참했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 멤버들이 전부 결장했고, 대만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잠시 내려놓은 정영식(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남녀 모두 최고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한국으로선 마냥 크게 웃을 수 없는 결과라는 얘기다.

세대교체와 무한경쟁의 필요성도 재차 확인했다.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급부상한 신유빈은 10대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일본의 안도 미나미를 상대로 3전4기 끝에 첫 승리를 거둔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탁구 신동으로 불릴 때부터 다진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선수들과 부딪치며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제2의 신유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신유빈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 춘계 회장기 복식에서 우승한 김나영(16·포스코에너지)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예린(14·문성중)도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아시아선수권 직전 스타 컨텐더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조승민(23·상무)과 안재현(22·삼성생명)도 빼놓을 수 없다.

유남규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신유빈처럼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국 탁구가 건강해진다”며 “위를 바라보는 절실한 선수들이 늘어날수록 경쟁력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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