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세운 벤투호 '4개의 창', 시리아 '밀집수비' 뚫는다

황민국 기자 2021. 10. 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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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PL 톱스타로 뜬 손흥민·황희찬
스피드·기술로 필승 전략 중심에
황의조는 연계 플레이 핵심 카드
정우영도 멀티플레이로 ‘시너지’

(왼쪽부터)손흥민, 황희찬, 벤투, 황의조, 정우영

파울루 벤투 감독(52)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의 최대 무기는 역시 공격 라인에 있다. 단순히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가 늘어난 것을 넘어 그 무대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뽐내는 골잡이만 4명에 달한다.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은 유럽에서도 톱클래스로 꼽히며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 2도움)로 훨훨 날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황희찬(25·울버햄프턴)도 연일 골 사냥을 벌인다. 원래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났던 그는 지난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렸다.

벤투호의 붙박이 골잡이인 황의조(29·보르도)도 최근 4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대체 선수로 합류한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은 독일 분데스리가 주전으로 전 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경쟁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한국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경기에서 넣은 골이 1골(이라크·레바논)이 전부라는 게 미스터리다.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릴 시리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선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1위인 시리아는 끈적한 밀집수비로 정평이 났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조합이 필요하다.

벤투 감독은 6일 시리아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공격수들이 부진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최대한 많은 찬스를 만들겠다. 어떤 전술로 나설지는 그라운드에서 직접 보여드리겠다”며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하면서 상대의 특징에 따라 최적의 방법으로 승점 3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황희찬을 중심으로 전술을 구성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수비 뒷공간을 무너뜨릴 때 최적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울버햄프턴에서 라울 히메네스가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볼을 지키면서 절묘하게 찔러주는 것처럼 황의조가 도와준다면 금상첨화다. 상황에 따라선 벤투 감독이 부임 초기 선호했던 투톱으로 황의조와 황희찬이 나란히 뛸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몇 가지 플레이 스타일을 발전시켰다”며 “훌륭한 테크닉을 가진 선수로 이런 장점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런던을 떠나 서울까지 8860㎞를 11시간 비행해 합류했으나 시리아전 선발 명단을 짜면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손흥민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는 소속팀에선 날카로운 칼이지만, 대표팀에선 공격의 연결고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좌우 측면에서 번갈아 상대 뒷공간을 노린다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정우영도 빠른 발을 바탕으로 최전방부터 측면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라 전술의 균형을 맞추는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똑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선수들의 스타일과 특징을 살리는 빌드업이 나온다면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조금 더 빠른 템포와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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