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공무원..메모엔 "따돌림 때문"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도의 한 교육청 공무원이, 아무도 없는 폐교에서 "갑질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팀장과 동료들의 따돌림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사는 오히려 따돌림을 더 키울만한 조치를 했는데요.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성시의 한 폐교.
지난 2일 이 지역 학교 시설을 관리하던 50대 시교육청 공무원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직장 동료] "얼굴상태가 굉장히 불안해 보이고… 퇴근할 때 제가 집까지 태워다준다고 그랬는데 그분이 괜찮다고 하더니…"
숨진 이 씨의 차에선 "내가 죽으면 갑질과 집단 괴롭힘 때문"이라는 자필 유서도 나왔습니다.
유족들과 동료 직원은 "이 씨가 일을 떠맡아 업무를 늘린다"는 이유로 6명의 팀원 중 팀장을 포함해 대부분이 이 씨를 따돌렸다고 말했습니다.
[예전 직장 동료] "(고인이) 풀을 뽑고 있더래요. (동료들이) '왜 직접 가서 노무를 하고 있냐. 그건 우리 일이 아니지 않냐' 언쟁이 좀 붙었나 봐요."
이들이 인사는커녕 말도 걸지 않고 SNS 채팅방에서도 이 씨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따돌리자, 이 씨는 시 교육청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상사인 센터장은 외근을 하는 이 씨의 팀 전원에게 매일 청사로 복귀해 업무를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따돌림을 해결하는 대신 팀원들이 오히려 이 씨를 원망하게 만든 겁니다.
이 씨는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나 때문에 업무보고를 하게 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 더 심화 됐다"면서, "관리감독자가 나를 두 번 죽인다, 출근을 못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습니다.
[예전 직장 동료] "(고인이) ‘(가해자들) 얼굴 보면 분노가 치밀고 억울함이 생겨 가지고 몸이 막 부들부들 떨린다’ 그런 말을 자주 했죠."
따돌림의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담당 팀장과, 따돌림 신고를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해당 센터장은 MBC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표창도 받으셨어요. 정말 일을 너무 좋아하고 열심히 사신 분인데, 저렇게 보내드린 게 너무 억울해요."
경찰은 상관이나 동료들의 폭언과 따돌림이 있었는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 영상편집 :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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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기자 (js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05449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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