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9월 이어 불안한 10월? "코스피 올해 2800도 무너질수도"
6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각) 미국과 유럽 증시는 1% 안팎으로 올랐지만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으로 살얼음판이지만, 우리나라 등 아시아 증시는 더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다음 주에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잔인한 9월’에 이어 ‘불안한 10월’이 닥친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2800 밑돌 가능성
전문가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가 동반 하락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등 제조업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 데다 동아시아가 에너지 최대 수입 지역이라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 타격을 받고 있다”고 봤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에 선행하는 특징도 한국 증시의 불안 이유로 꼽혔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를 지난 8월 올리고 추가 인상까지 예고된 한국부터 긴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하락세가 10월을 넘어 11월,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이벤트 일정을 볼 때 11월 초까지 불확실성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정부 부채 한도 타결 기한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고,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恒大) 역시 9월 말에 연기한 달러 채권 이자 상환 여부가 10월말에 가려진다. 다음 달 3~4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테이퍼링(채권 등 자산 매입 축소) 일정이 발표된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하락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전문가는 올해 내에 코스피가 2800 밑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600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론(김영익 서강대 교수)도 있었다.
◇투자 눈높이 낮춰야 한다
이날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25% 내리며 종가 기준 연중 최저가(7만13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7일보다 7%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도 외국인·기관들은 팔았지만 개인만 998억원어치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이날 포함 최근 6일 연속 총 1조1227억원 순매수다. 과거 아시아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의 학습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대감만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기업 실적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투자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구용덕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은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10만전자’가 아니라 ‘8만전자’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가 투자 기회 될 수 있을 듯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기에 경기 재개 관련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상승 기회가 생길 것으로 봤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풀리고, 외국인 매수세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행·항공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오 센터장은 정유·화학 등 에너지와 최근 ‘오징어 게임’ 흥행을 통해 경쟁력이 확인된 미디어·콘텐츠 업종을 추천했다. 이와 함께 증시 등락과 상관 없이 꾸준히 배당을 해주는 배당 관련주나 현재 기업 이익이 잘 나와서 가치가 큰 가치주도 많이 추천됐다. 윤 센터장은 공급망과 미·중 갈등 문제가 해결되면 증시가 어느 정도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블랙먼데이, 검은 목요일 모두 10월에 발생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10월은 증시의 변동성이 가장 크고, 미국 증시 역사상 최악의 폭락이 두 번이나 일어난 달이다”라며 “‘블랙 스완(예상 못 한 위기)’과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우평균이 하루에만 22.6%(508포인트) 대폭락한 ‘블랙먼데이’는 1987년 10월 19일에 발생했고, 대공황의 발단이 된 ‘검은 목요일’도 1929년 10월 24일에 일어났다. 두 충격 모두 투자 낙관론에 주가가 급등한 뒤 폭락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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