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데 반했어!.. '갤럭시Z 100만대' 고객 절반이 MZ세대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 열풍이 거세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국내 판매량이 정식 출시 39일 만인 지난 4일에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6일 밝혔다. ‘갤럭시노트10′ ‘갤럭시 S8′에 이어 역대 셋째로 빠른 기록이다. ‘갤럭시노트10′은 25일 만, ‘갤럭시S8′은 37일이 걸려 100만대 돌파를 달성했다.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는 첫날에만 27만대가 개통됐는데, 이는 국내 스마트폰 출시 첫날 최고 기록이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수요로 인해 사전 개통 기간을 처음으로 두 차례 연장했다”고 밝힐 정도로 갤럭시Z3 시리즈의 흥행은 예상 밖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츠뷰가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을 1% 미만으로 분석했을 정도로 폴더블폰은 시장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이미 두 차례 폴더블폰을 출시한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가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폴더블 대중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MZ세대 겨냥한 디자인 마케팅 통했다
이번 폴더블폰 열풍은 MZ세대, 그중에서도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Z3 시리즈 판매량의 70%는 Z플립3가 차지한다. Z폴드3는 기존의 스마트폰 크기와 비슷한 디스플레이를 양면으로 펼쳐서 큰 화면을 구현했고, Z플립3는 기존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화장품 콤팩트처럼 반으로 접어서 쓸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Z플립3 예약자의 35%가 20~30대 여성이었고, 구매자의 절반 이상(54%)이 MZ세대라고 밝혔다. 반면 SK텔레콤에 따르면 자사 Z폴드3 예약자의 절반 이상은 30~40대 남성이었다.
반으로 접어서 쓰는 Z플립3는 스마트폰 이전인 피처폰 시대를 주도한 플립폰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뉴트로’(Newtro·새로운 복고) 디자인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마케팅 단계에서 MZ세대의 ‘폰꾸’(폰 꾸미기) 유행을 적극 활용한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폰꾸는 케이스, 스티커 등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카페노티드, 위글위글, 젝시믹스 같은 패션, 식품, 화장품, 아파트,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분야 40여 브랜드와 협업해 플립3를 꾸밀 수 있는 액세서리를 내놨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시장 90% 점유...경쟁자가 없다
삼성전자는 한국에 이어 미국, 중국, 인도, 영국, 일본 등 200여 국에 갤럭시Z3 시리즈를 출시하며 폴더블폰 열풍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까지 전 세계 시장에 갤럭시Z3 시리즈 13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작인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을 출시 이후 같은 기간 각각 12만대, 15만대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박은 수년간에 걸쳐 스마트폰 폼팩터(기기 형태) 시장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심어온 것이 주요 비결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말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의 콘셉트 사진을 공개하며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중국의 로욜이란 신생 업체가 폴더블폰 완(完)제품을 출시하며 ‘세계 최초 폴더블폰’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혹평을 받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폴더플폰 시장은 900만대 규모로 성장하고, 내년에는 3000만대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폰이 큰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들도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달 말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구글과 샤오미가 이르면 연말에, 애플은 2023~2024년에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terview: “N. Korean regime faces challenges to survival, full-scale war unlikely,” says former ambassador
- [사설] 간첩 속출 민노총과 함께 거리에 나선다는 민주당
- [강천석 칼럼] ‘검사의 사과’ ‘대통령의 사과’
- [에스프레소] 근조 화환의 나라
- 최태원·노소영 ‘1조3808억 재산분할’, 대법서 다시 본다
- [특파원 리포트] 트럼프를 사랑한 이민자들
- [백영옥의 말과 글] [379] 고통을 누르는 다른 고통
-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261] 뉴욕의 문인 술집
- [정정보도문] ‘이재명 지지 활동하며 수임사건 방치...로펌 대표 징계’ 관련
- 성폭력 피해자 소송자료 유출한 박재동… 法 “내용 왜곡해 명예훼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