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윤우진 '뇌물' 수사 문건 공개..검찰이 되려 증거 뭉갰나?

■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한상진 / 뉴스타파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에 대해서 2013년에 경찰, 2015년에 검찰에서 작성한 수사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과연 수사를 제대로 진행할 의지가 있었는지, 이 내용을 취재한 뉴스파타의 한상진 기자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이 복잡한데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 사람이 한 사람 있고. 이 사람한테 뇌물을 주거나 향응을 베푼 이 사람과 유착관계에 있는 육류업자죠, 김 씨라는 사람이 있고. 김 씨가 세무조사를 받게 될 때 윤 세무서장이 소개시켜주면서 잘들 협조해 보라고 한 세무사가 있는 거죠. 세무법인 대표이기도 하고, 이 사람은 안 씨, 이렇게 되는군요.

이 세 사람에 얽힌 서류들입니다. 그러면 이번에 나온 서류는 경찰, 검찰 두 건의 서류라는 겁니까?

[한상진]

그렇습니다. 2012년 경찰이 수사하고 2013년 8월에 검찰로 송치하면서 작성한 경찰의 수사의견서하고요. 2015년 2월달에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무혐의 결정서류입니다.

[앵커]

그러면 경찰은 수사를 하고 검찰에 넘기면서 이런이런 뇌물, 향응 등의 혐의가 있습니다. 증거 여기 있고 증인들 진술 여기 있습니다 하고 보냈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그 혐의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일단 설명을 해 주시죠.

[한상진]

일단 경찰 서류에 보면 등장 인물이 5명인데요. 윤우진 씨와 뇌물을 줬다는 사람들 그리고 윤우진 씨의 뇌물수수를 도운 국세청 직원. 이렇게 나오는데. 그 5명 중에 경찰이 기소 의견을 보낸 사람은 총 3명인데요. 검찰은 이 3명을 포함해서 5명 전원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을 내립니다.

[앵커]

그러니까 경찰은 5명 중에 심부름만 한 사람들은 일단 뺀 것 같군요. 그리고 3명은 이건 재판에 붙여야겠습니다 했는데 검찰은 전부 다 불기소.

[한상진]

구체적인 혐의를 설명드리면 육류업자 김 씨라는 사람에게 현금이 3000만 원 정도고요. 그리고 1000만 원 상당의 LA갈비세트. 그리고 윤 전 서장이 육류업자에게 소개시켜준 세무법인 대표에게서 별도의 5000만 원 그렇게 되어 있고. 그리고 별도의 혐의가 2개가 더 있는데요.

세무법인 대표로부터 10년에 걸쳐서 대포폰을 제공받고 휴대폰 요금을 대납시킨 혐의가 있고 그리고 2012년 초에 경찰이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를 시작하자 윤우진 전 서장이 기존에 쓰던 휴대폰을 버리고 또 새로운 대포폰을 개설하는데 그 대포폰을 개설해 준 어떤 기업인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 기업인으로부터 한 50여만 원 정도 휴대폰 대납을 받았다는 뇌물수수 혐의입니다.

[앵커]

대충 얘기를 들어보면 윤우진이라고 하는 당시에는 용산세무서장이었죠. 용산세무서장이 육류업자 김 씨와 유착관계에 있으면서 늘 받아 썼다는 의혹이 하나가 있고. 세무 사찰을, 조사를 당하게 되니까 도와주면서 받은 게 또 있는 것 같고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세부적으로 하나씩 보면 검찰은 이걸 어떻게 봤고 경찰은 어떻게 봤고가 나오겠군요.

[한상진]

일단 경찰은 8개 혐의에 대해서 전부 다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그 8개 전부를 무혐의 결정을 하죠. 세부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일단 그 육류업자로부터 2000만 원 현금을 받은 게 있는데요. 그 2000만 원은 2000만 원을 전달했다라는 제보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

[앵커]

전달한 사람은 전달했다고 진술을 했는데.

[한상진]

그런데 예를 들면 이 전달했다는 사람이 윤우진 쪽에서 부하직원을 보내서 돈을 받아오게 하는데 이 부하직원을 만난 장소가 좀 달라졌다, 조사 진행 과정에서. 이런 이유 등을 들어서 무혐의 처분을 했고요.

갈비세트 같은 경우에는 육류업자가 LA갈비세트 100세트, 1000만 원 상당의 것을 제공했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그것도 역시 같은 제보자의 주장이었는데 검찰은 그게 아니고 윤우진 측의 설명에 따르면 100세트를 무상으로 받은 게 아니라 16세트를 75만 원을 주고 샀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이 윤우진 씨의 주장이 더 믿을 만하다, 이런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경찰이 조사하면 갈비세트 100세트를 갖다 옮기려면 한 명이 간 게 아니고 여러 명이 차로 갔을 텐데.

[한상진]

재미있는 게 검찰도 인정하는 건 뭐냐 하면 갈비세트를 운반할 때 국세청 직원, 그 당시에는 윤우진 씨가 영등포세무서장이었거든요. 영등포세무서장으로 있을 때 자기 부하직원 4~5명을 보내서 갈비세트를 가져오게 하고 차량을 4대를 보냈다고 돼 있어요.

그랬는데 그러면 상식적으로 차량 4대에 갈비세트 16세트를 실으려고 차량을 4대나 보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도 힘들죠.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검찰이 전혀 판단하지 않은 게 드러난 겁니다.

[앵커]

그러나 이쪽이 더 설득력 있다. 열몇 개 실어왔다는 게 설득력 있다. 골프 얘기도 상당히 자주 나오는 것 같은데.

[한상진]

골프 얘기가 사실은 중요한 핵심인데 경찰은 윤우진 씨가 성동세무서장으로 근무하던 2011년 말부터 관할구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육류업자 김 모 씨로부터 골프접대를 1년여에 걸쳐서 받았다라고 판단을 합니다.

나중에 검찰은 어떻게 판단을 하냐면 육류업자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시기가 2010년 말이 아니고 윤우진 씨가 영등포 세무서장으로 옮긴 2011년 초부터 받았다라는 거여서. 그러니까 영등포 세무서장으로 가고 난 다음이니까 성동세무서 관할구역에서 사업하는 사람하고는 업무적으로 연관이 없다.

멀어졌으니까 그때부터 받은 것은 뇌물로 보기가 애매하고. 그리고 어떤 논리를 펴냐면 육류업자가 사실은 언론사 기자들에게 골프접대를 하려고 돈을 냈는데 언론사 기자들을 자기에게 소개시켜준 윤우진 씨가 같이 골프를 친 거니까 이건 윤우진 씨를 상대로 골프비를 내준 게 아니고 윤우진 씨는 기자들에게 골프접대를 하는 과정에 그냥 낀 거니까 이건 윤우진 씨가 배타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뇌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검찰은 판단하죠.

[앵커]

경찰은 하나하나 조사를 해서 계속 진술과 증인을 갖다 대는데 검찰은 알고 보면 이렇다, 이렇다 빠져나가는 이런 셈이 되어 버리는데 그런데 육류업자는 이렇게 정성껏 세무서장을 모셨으면 뭔가 특혜를 받은 것. 이런 것들이 있어서 대가성 같은 게 증명되어야 할 거 아닙니까?

[한상진]

일단 두 가지가 확인되는데 2010년 초에 윤우진 씨가 성동세무서장으로 부임한 직후에 당시 국세청장이 어떤 발표를 하냐면 숨은 세원을 찾아내는 노력을 하라는 지시를 전국 세무서에 내립니다.

그러고 나니까 성동세무서에서도 관할 지역 내에 있는 사업체들에 대해서 일체 조사를 시작해요. 그 과정에서 육류업자가 미래에 세무조사를 당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보험을 들기 위해서 뇌물을 줬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었고요.

그리고 육류업자가 2011년 9월부터 중부지방 국세청으로부터 106억 원에 달하는 자금출처 세무조사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106억 원에 달하는 재산이 갑자기 늘어났는데 출처가 소명이 안 되니까 세무조사를 나갔는데 이 세무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추징금만 40억이 넘게 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부분이 보면 이 사람이 40억 추징이 아니라 2억 9000만 원 정도를 내고 사건이 마무리가 된 것이 확인되고 그리고 세무조사가 진행됐던 시기가 2011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정도인데 그 3개월 정도 기간 중에 윤우진 씨가 뇌물로 추정되는 돈을 집중적으로 받은 것들이 확인돼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육류업자로부터 4000만 원 정도의 골프비를 대납받았는데 그중 2900만 원이 그 시기에 집중돼 있고요. 자기가 소개시켜준 세무사로부터 받았다는 5000만 원도 그 시기에 집중되어 있고 그리고 육류업자로부터 또 1000만 원을 별도로 받은 게 있습니다.

본인이 그 당시 같이 살던 내연녀하고 아파트를 같이 구입하는데 거기에 사다놓은 가전제품 구매 대용으로 그 돈을 받은 시점도 딱 그 시기입니다.

그래서 경찰은 당연히 육류업자가 세무조사를 받게 되니까 그 세무조사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 이런 돈을, 그러니까 영향력을 미치는 대가로 이런 돈을 받았다는 것이고. 실제로 그 당시 경찰이 수사를 굉장히 꼼꼼하게 잘했는데 경찰이 육류업자가 쓰던 다이어리 같은 것들을 압수했는데 그 다이어리에 보면 세무조사를 받는 기간에 이 세무조사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윤우진 씨가 그 당시 세무조사를 맡고 있었던 중부지방 국세청의 담당자들과 만났다라는 내용의 기록이 확인되고요.

그리고 통화 내역을 확인해 보면 이 세무조사하고 아무 관계도 없는 윤우진 씨가 중부지방 국세청의 이 세무조사 담당자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그리고 바로 직전까지 중부지방국세청에서 국장으로 지냈던 사람하고 집중적으로 만나서 골프를 치고 전화통화를 한 내용들이 수두룩하게 나오니까 경찰 입장에서는 육류업자의 세무조사를 무마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뇌물을 받았다라고 당연히 그렇게 추정을 했는데 그 부분도 검찰이 전부 다 무혐의 처분한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안 씨 얘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세무법인을 맡고 있는 안 씨는 역시 세무서 공무원 출신이죠. 당연히 그렇겠죠.

그러면 윤우진 세무서장이 이 사람을 지금 세무조사를 받게 생겼는데 육류업자 김 씨를 도와줘라, 둘이 업무관계를 맺어봐라 하고서 소개시켜준 것이죠. 그러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진 겁니까, 안 씨하고의 사이에서는?

[한상진]

안 씨하고 윤우진 씨는 70년도에 국세청에서 만나서 37년 정도, 거의 4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온 사이입니다. 검찰이 만들어놓은 불기소 결정문에도 친형제처럼 지낸 사이다 이렇게 표현이 들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랬던 사람인데 이 육류업자가 세무조사를 받으니까 자신과 그런 친형제 같은 세무사를 소개시켜줬다는 게 경찰의 의견이었는데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어떻게 검찰은 얘기를 하냐면 윤우진 씨하고는 별개로 육류업자가 어떻게 이 세무법인 대표를 알게 돼서 윤우진 씨 모르게 하게 됐고 그래서 윤우진 씨에게 청탁을 한다거나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한다거나 이럴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러면서 어떤 표현을 쓰냐면 저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보는데 윤우진 씨는 자신에게 골프비를 대고 현금을 그렇게 준 사람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럼 거기서 의문이 하나 드는 게 자기하고 그렇게 수도 없이 골프접대를 하고 골프비를 대납했었던 사람 그리고 자기하고 40년 가까이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 사건을 주고받는 인연관계가 되는데 그 과정에도 윤우진 씨는 두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났는데 두 사람 사이에 사건을 주고받은 것을 윤우진 씨가 몰랐다라는 검찰의 판단을 믿을 수 있느냐, 거기에 저는 중요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봅니다.

[앵커]

그러나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은 윤우진 세무서장이라는 사람이 결국 검찰의 간부인 윤대진 씨의 친형. 그리고 윤대진 씨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또 측근. 결국은 검찰이 왜 이렇게 애를 써서 자꾸 빼주는 모양새를 보였나 하는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게 되는 거죠?

[한상진]

당연한 의문이고요. 사실은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장, 그 당시에는 부장검사였지만요. 어쨌든 그렇고. 본인과 굉장히 가까웠던 사람이 그 당시 또 부장검사였던 윤석열 이런 사람이라는 게 이유가 될 텐데 그 두 사람 말고도 윤우진 씨는 검찰 내에서도 굉장히 인맥이 넓은 마당발로 알려져 있고요.

이분 자체가 국세청에서 근무했었던 대부분의 시간을 대관업무를 담당하면서 언론사 기자, 검찰, 경찰, 이런 데에 인맥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마 그런 힘이 작동해서 이런 식의 이해하기 힘든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나 이런 판단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계속 뉴스타파를 비롯해서 언론들이 폭로를 해가면서 일단 검찰에서 다시 수사도 시작되고 하는 모양인데 이건 조금 더 수사 상황을 보면서 더 얘기를 나눌 시간을 갖겠습니다. 오늘 한 기자 고맙습니다.

[한상진]

감사합니다.

YTN 한상진 (kimjy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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