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며 약자들 보듬었던 '흥학관' 복원방안 찾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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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학관은 광주 지식인들과 운동가들이 약자 편에 서서 뜻을 모으고 실천했던 공간이었지요."
<흥학관, 광주사람들> 전시회의 총괄감독을 맡은 양성현(57) 작가는 6일 "일제강점기 때부터 흥학관을 드나들었던 분들의 생각과 활동이 5·18로 이어져 '광주정신'의 결정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흥학관,>
양 작가는 "최명구 선생이 셋째 아들의 모교인 광주보통공립학교(현 서석초) 동창회에 흥학관을 맡겼다"고 말했다.
흥학관은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모의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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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목 책 낸 총괄감독 양성현 작가
기증자 후손 최기성씨 직접 전시 안내
“흥학관은 광주 지식인들과 운동가들이 약자 편에 서서 뜻을 모으고 실천했던 공간이었지요.”
<흥학관, 광주사람들> 전시회의 총괄감독을 맡은 양성현(57) 작가는 6일 “일제강점기 때부터 흥학관을 드나들었던 분들의 생각과 활동이 5·18로 이어져 ‘광주정신’의 결정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흥학관 준공 100돌을 맞아 광주 동구청이 주최한 이 전시회는 10일까지 금남로 전일빌딩 3층 시민갤러리에서 열린다. 애초 흥학관을 기부했던 고 최명구(1860~1924) 선생의 후손인 최기성(69)씨가 전시장에서 직접 안내를 해준다.
흥학관은 1921년 환갑을 맞아 만석꾼 최명구 선생이 기부한 공간이다. 현재 광주 구시청 사거리로 불리는 동구 광산동 100번지 일대에 있었던 흥학관은 준공 1년 전인 1920년 전께부터 광주 청년·지식인들의 ‘공회당’이었다. 800평 부지에 단층 목조건물로 지어졌으며,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을 비롯해 교실,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었다. 양 작가는 “최명구 선생이 셋째 아들의 모교인 광주보통공립학교(현 서석초) 동창회에 흥학관을 맡겼다”고 말했다.
흥학관은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모의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1929년 11월3일 이곳에서 장석천·장재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운동 지도부 대책회의가 열렸다. 양 작가는 “흥학관 회의가 끝나고 졸업생들이 광주고보로 들어가 교사들을 설득해 학생들과 교문으로 함께 빠져나오면서 시위를 시작해 시민들이 가세했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도 흥학관이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흥학관에선 일본에 저항하기 위한 계몽운동 창립대회 등 각종 모임이 열렸다. 1920년 광주청년회와 조선노동공제회 광주지부 창립대회를 개최했다는 첫 기록이 신문 보도에 나온다. 이후 광주학생독립운동과 사회주의계열 운동부터 노동·농민운동, 문맹퇴치·물산장려운동, 민립대학 설립운동 등과 관련된 30여 개 사회단체의 창립대회가 열렸다. 양 작가는 “다른 지역과 달리, 광주에선 좌우 구분 없이 모두 흥학관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때 광주천 직강공사를 하면서 집이 헐린 200여명의 서민의 구제 활동에 나선 것도 흥학관에서 1933년 창립된 ‘계유구락부’ 사람들이었다. 광주 청년들이 권투를 연습하고 정구를 치는 등 근대 스포츠를 시작한 곳도 흥학관이었다.
흥학관은 1938년 매각돼 그 기금이 제3공립보통학교 설립 자금으로 기부된다. 1942년엔 광주부(행정구역 명칭)로 소유권이 넘어가 식량배급조합으로 사용됐고, 해방 후엔 광주시의회 의사당으로 쓰였다. 하지만 1960년대 광주시청이 이전하면서 철거돼 지금은 표지석만 남았다.
기자 출신인 양 작가는 2017년 <양림동을 걷다> 책을 내면서 양림동에 살았던 최명구 선생과 흥학관의 역사를 처음 접한 뒤 이번에 <흥학관, 광주사람들>도 써냈다. 그는 “흥학관과 비슷한 역할을 한 대구 ‘우현서루’는 이미 복원됐다. 흥학관도 복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주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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