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법] 무면허 사고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 '제외'..왜?

[KBS 광주][앵커]

경찰이 무면허 운전에, 음주 측정을 거부한 가수 장용준씨에 대해 사전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향후 처벌에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사건과 법' 김혜민 변호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아들인 장용준 씨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됐어요.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겁니까?

[답변]

장씨는 지난달 18일 밤 10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무면허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접촉 사고를 냈는데요.

당시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해 음주측정거부 및 무면허운전,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 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동승자와 사고 피해자를 조사하고 사고차량의 블랙박스와 관련 CCTV를 분석해왔고요,

장씨가 사건 당일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또 운전을 하게 된 경위들을 조사 해 다음날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 12일 만에 첫 피의자 조사를 받아서,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장용준 씨에게 5개의 혐의가 적용됐는데, 여기에 음주운전 혐의는 빠져 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답변]

장씨가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하였고 별도로 채혈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 경우, 일단 음주측정거부죄는 해당하지만 음주측정 수치가 없는 이상 음주운전죄를 적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역시 장씨에게서 술냄새가 났었다고 했지만, 사건 당시 조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취해 있어서 귀가조치 한 상태였습니다.

[앵커]

방금 말한대로 음주운전 의심 정황들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겁니까?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음주운전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장에서 호흡에 의한 음주측정이나 채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음주운전의 사후 추정을 위해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하는데요.

이는 마신 술의 도수와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가 시간당 평균 0.015%씩 감소한다는 이론에 따라 사고 당시의 음주운전 수치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매우 구체적인 음주량과 시간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 음주운전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산출된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를 인정하는 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논란이 되는 게 장 씨처럼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음주운전보다 처벌수위가 높을 것 같지만, 사실은 더 약한 처벌을 받는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경찰의 음주측정에 불응한 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데요.

반면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가 구간별로 나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중 가장 높은 구간인 0.2% 이상일 때는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때문에 만취하여 운전한 경우에는 차라리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게 더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겁니다.

[앵커]

이 대목에서 법의 허점이 있어보이는데요,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생길 것 같아요?

[답변]

네, 충분히 악용할 소지가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음주측정 거부가 4407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최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음주측정 거부의 처벌 수위를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른바 ‘노엘 방지법'을 발의하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장용준 씨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2년 전에도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앞으로 처벌 수위 어떻게 예상하세요?

[답변]

본래는 이 정도면 장씨의 기존 전과 등을 고려할 때 실형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즉, 장씨는 2019년 9월에도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요.

장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이 집행유예 기간에 장씨가 또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입니다.

이처럼 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 범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여서 보통은 실형을 선고하는 편이고요.

장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 저지른 이번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될 경우 종전 집행유예 또한 실효되게 되어, 이번 사건으로 선고받은 형에 종전 집행유예를 받은 징역 1년 6개월을 더해서 복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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