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회→靑까지 '대장동 특검 촉구' 3시간 도보투쟁

정호영 2021. 10. 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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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장동 피켓' 목에 걸고 행진.. 최재형 동행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촉구 도보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정호영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촉구 도보투쟁을 벌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당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이 대표와 도보투쟁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2시 50분께 '특검을 거부하는 이가 범인'이라고 쓰인 팻말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나선 이 대표는 여의도, 공덕, 광화문역 등을 거쳐 약 3시간 만인 오후 5시 40분께 청와대 앞에 도착, 정부여당을 향해 특검을 수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허은아 수석대변인, 양준우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이 대표는 출발에 앞서 국회에서 당 대선주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을 추진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특검 관철을 위한 투쟁강도 격상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 속도 측면에서 전혀 대형 비리를 수사하는 기관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지지부진하고, 설계자를 자처한 이 지사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는 등 미진한 부분이 많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대선주자, 당원에 이르기까지 투쟁 강도를 높여가는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 "여의도 금융인도 11만% 수익상품 개발 못해"

오후 3시께 여의도역에 도착한 이 대표는 "여의도역 인근은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여의도역 인근 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근무여건이 좋은데 이들마저 꿈꿀 수 없는 고수익을 화천대유 관계자가 설계했다고 한다"며 "여의도에서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수많은 전문가들도 11만% 수익률은 개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화천대유가 출자금 5천만원, 1% 지분으로 3년간 배당금 577억원을 받아 11만%의 비현실적 고수익을 거뒀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권, 지역 토착세력에 결탁한 사람들만 만들어낼 수 있는 수익률"이라며 "이런 비리를 헤집어 대한민국 경제, 사법질서를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덕역으로 이동 중에 자신을 알아본 청소년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공덕역에 도착한 이 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마포, 공덕을 거쳐 청와대까지 계속 걸어가겠다"며 "대한민국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다고 그들이 믿는 청와대, 그것의 뒷배를 봐주기 위해 180석 힘으로 버티는 민주당, 그 둘 사이에 국민의힘이 어디에 있고 어디에 더 강한 힘이 존재하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6일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촉구 도보투쟁에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역에서 공덕역으로 이동하던 중 만난 한 청소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호영 기자]

이 대표가 오후 4시 반께 서대문역 인근을 지날 때는 중년 남성 2명이 "파이팅"이라고 외쳤고, 이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화답했다.

광화문역에 도착한 이 대표는 전날(5일) 청와대가 대장동 의혹에 대해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낸 것을 정면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단군 이래 초유의 비리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관망자적 자세로 엄중하게 지켜보겠다고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지사가 말하는 것처럼 이것이 야당발(發) 국민의힘 게이트라면 우리는 떳떳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을 막아세우는 사람들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에게 각자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특검을 관철시킬 것을 당 대표로서 요청하고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지사) 본인이 설계자라고 당당히 주장하면서 인터뷰까지 한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 여당 대통령 후보랍시고 뻔뻔하게 나오고 있다"며 "뻔뻔하고 염치없는 민주당 1번 플레이어를 당장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 특검수사를 받게 하는 것이 우리가 진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 이낙연에 특검 동참 촉구… 李 "양심과 명예 걸라"

오후 5시 40분께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는 김기현 원내대표·김도읍 정책위의장 등이 미리 도착해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참 많이 걸었다. 많이 걸으면서 많은 국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힘을 얻었다"며 "다시 느낀 것은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입법, 사법, 행정에 있어 본인들이 권력을 장악했다 생각해도 현명한 국민들은 이번 대장동 사건에 대해 특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은) 공공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관청의 행정지원을 받으며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어떤 부도덕한 행정가의 배임 행위로 수익 중 극히 일부만 공공이 가져가게 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배를 불리는 등에 사용했다"며 "이 거대한 계획을 설계한 사람이 누구인지 자기 입으로 실토했다. 그 설계자가 본인이 대통령 후보라면서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 지사를 거듭 비판했다.

이 대표는 "거대한 사건의 설계자를 자임하는 인물이 있는데 검찰 수사의 칼끝은 그 방향을 전혀 향하지 않고 있다"며 "설계자, 공조자들이 공권력을 우습게 안다. 누구의 뒷배를 탔길래 공권력을 우습게 알고 희화화하는지 국민은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도보투쟁 종착점인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호영 기자]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특검 동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박용진·이낙연 (민주당) 후보에게 특검에 찬성하는지 입장을 줄기차게 묻고 있다. 박 의원은 더 강한 수사를 원하지만 특검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의원에 대한 기대를 접겠다"며 "여권 유력주자인 이 후보께 묻겠다. 특검이 필요한 것인지 본인 양심과 명예를 걸고 답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낙연 후보에게는 기대가 있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인사이고 (대장동 의혹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만약 어떤 정치적 이유로 특검을 반대한다면 국민은 이낙연 후보의 도덕성과 곧은 의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이다. 특검에 화답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후속 투쟁 예고… '특검 여론전' 본격화

당 전체의 대장동 의혹 관련 고강도 투쟁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도보투쟁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과 사랑하는 당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특검을 향한 투쟁을 시작해달라"며 "특검을 관철하면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부패하고 무능한지 국민께 드러내보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본인 치적이라고 (이 지사가) 자랑했던 것들이 얼마나 모래성같은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쟁 계획에 대해서는 "도보행진은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온건하고 결연한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수단"이라며 "당원, 지지자 분들이 우리 결기를 보일 수 있는 좋은 제안을 하면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진영에서 선거 앞 강경일변도 투쟁에 우려 목소리가 많았다"며 "효율적이고 우리를 지지하는 다수 국민이 같이 할 수 있는 투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아예 부패정당이 되기로 작심한 모양"이라며 "국민 분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민주당의 행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계속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길만 고집하면 그 길은 반드시 파국에 이를 것"이라며 "하루빨리 특검을 도입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살아있는 권력이든 과거 권력이든 일절 상관 없이, 성역과 특권 없이 철저한 수사 및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국민 여러분께서 부정부패 거대한 집단의 음모를 파헤칠 수 있도록 특검 도입에 힘을 실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이 대표 뒤편에서 캠프 수행비서와 조용히 동행했다. 그는 "저희가 여러 시민과 조우하며 걸어온 것은 오직 한 가지, 이 나라를 뒤덮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체제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가능한 방법은 특검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탐욕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 회자된다는 것은 국민의 수치"라며 "여당은 자신들이 결백하다면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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