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유기촉매 반응 연구' 리스트·맥밀런 수상

이정호 기자 2021. 10. 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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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베냐민 리스트(왼쪽)와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화학회·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의 영예는 ‘유기촉매’를 개발한 독일과 미국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베냐민 리스트(53)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과 데이비드 맥밀런(53)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베냐민 리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신이며 괴테대에서 1997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벨실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맥밀런은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두 수상자 연구의 핵심은 전에 없던 새로운 촉매를 만든 것이다. 촉매는 화학물질의 구조를 조절하고 반응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로 치면 주행 방향과 속도를 제어하는 핸들과 가속 페달인 셈이다.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거나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을 만드는 등 대부분의 화학반응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이전에 화학계에선 이런 촉매의 재료로 금속과 효소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연구자들은 ‘유기 촉매’라는 제3의 촉매를 개발했다. 유기 촉매는 탄소 원자로 구성된 안정된 구조를 지니는데, 필요에 따라 다양한 화학 물질을 붙일 수 있다. 산소와 질소, 황, 인 등을 조합해 전에 없던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틀을 개발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유기촉매는 환경친화적인데다 생산비용 또한 낮다”며 “수상자들이 고안한 개념은 화학적으로 기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수상자는 공동연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2000년대 들어 경쟁적으로 연구를 하며 유기촉매 반응 연구의 급속한 발전에 기여했다.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화학기업에선 이미 두 수상자의 연구를 기초로 만든 촉매를 활용해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상자들의 연구는 의약품 개발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제약 분야 연구자와 기업들은 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특정 물질만 ‘비대칭적’으로 뽑아내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화학반응이 연구자나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는 물질까지 동반해 만들기 때문이다. 리스트와 맥밀런이 고안한 유기촉매는 이런 선택적인 추출을 가능하게 했다.

배 교수는 “실제로 우울증과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을 만드는 데 올해 수상자들이 고안한 유기촉매 반응이 널리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상자의 연구는 이외에도 향수를 개발하거나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두 명에게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5000만원)가 균등하게 분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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