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주차구역 딱 15분 댔는데, 누구냐"..신고자 색출 나선 주민

A씨가 공개한 단체 채팅방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한 빌라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댔다가 신고당한 운전자가 신고자 색출에 나서 논란이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즘 장애인 주차구역에 대한 인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중랑구의 한 빌라 주민이라는 작성자 A씨는 “최근 저희 빌라 방문 차량이라며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사진이 (주민 단체 채팅방에) 올라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어떤 분이 ‘장애인 차량이냐’고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었다”며 “오늘 과태료 처분 통지서가 나왔나 보다. ‘누가 신고했냐’ ‘잠깐 주차했다’고 하더라. 채팅방에 동·호수가 적혀있다 보니 다들 ‘저희 집 아닙니다’를 복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 주차해서 과태료를 물었는데 신고자가 누군지 색출하려 하고, 저런 식으로 반응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며 “잠깐이고 뭐고 장애인 주차구역에는 주차하면 안 된다”고 했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채팅방 캡처 이미지를 보면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한 B씨는 “방문 차량”이라며 주차한 차량 사진을 첨부했다. 이에 한 주민이 “장애인 등록 차량인가요? 자리 많던데 아니라면 옮기시라”며 “제가 장애인 주차구역 벌금 많이 내봤다. 장애인 등록 표시가 없길래 걱정돼서 그런다”고 말했다.

대답이 없던 B씨는 이후 과태료 처분 사전통지서와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위반 신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저희 집에 잠깐 방문한 차량인데 누가 신고를 하셨는지?”라고 물었다. 이어 “15분 정도 잠깐 주차한 건데 신고를 하시는지? 참 누구신지 몰라도 신고 정신이 투철하시네요. 저희 아내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 도와주시러 오신 분인데 참 할 말이 없다”고 적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범인 색출하면 어쩔 거냐. 본인만 생각하고 말한다” “잠깐이라고 위법이 적법이 되지 않는다” “방문 차량이면 더 조심했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현행법에 따르면 장애인 주차구역은 장애인 사용 자동차 등 표지를 발급받은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표지를 부착했더라도 보행상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채로 법을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아파트 등 사유지에도 예외는 없으며, 장애인 구차구역의 구획선을 밟고 주차한 경우에도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된다. 또 단 1~2분 정도 잠깐 주·정차하더라도 단속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