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부동산 개발회사 설립해 218억 투기

박상길 2021. 10. 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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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자가 부동산 개발회사를 설립해 조직적으로 200여억 원이 넘는 돈을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받은 'LH 투기 의혹 관련 현황'에 따르면 LH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지분을 갖거나 지인, 친척 등 차명으로 법인에 가담한 사례가 5곳이나 되며 이와 관련된 투기 금액은 217억9000만원 상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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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 가담 사례 등 5곳 적발
개발예정지 선점 차익 노려
"공직사회 도덕적 해이 심각"
혁신안에 재발장지책은 없어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자가 부동산 개발회사를 설립해 조직적으로 200여억 원이 넘는 돈을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받은 'LH 투기 의혹 관련 현황'에 따르면 LH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지분을 갖거나 지인, 친척 등 차명으로 법인에 가담한 사례가 5곳이나 되며 이와 관련된 투기 금액은 217억9000만원 상당이었다.

법인 중 가장 큰 금액이 적발된 곳은 전북 전주 효천지구에서 환지 및 시설낙찰을 통해 수익을 거둔 H법인이었다. 투기 연루액만 167억9000여만원에 달하는 H법인은 2015년경 전주에서 설립되었으며 LH직원 3∼4명이 지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LH직원이 전주 효천지구 개발에 관여할 당시 H법인 명의로 개발예정지의 운동시설과 토지를 선점했고 이를 현재까지 운영하면서 6년 새 100여억원의 시세차익과 시설운영 수익을 거뒀다.

경기도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땅을 사들인 N법인도 적발됐다. 이 법인은 앞서 전주 효천지구와 관련된 LH직원과 지인 법무사가 2017년 전주에서 설립했고 수도권 원정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경찰청이 밝힌 투기액수는 4억원대 수준이나 해당 법인의 목적 중 태양광 발전사업이 있는바 향후 용도변경 또는 수용을 통한 땅값 폭등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성남 수진·신흥 재개발 지구에서 재개발 정보를 사전에 취득, 수십 채의 주택과 오피스텔을 사들이는 데 동원된 법인 3곳도 LH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LH직원과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법인을 통해 사들인 물건의 현재 시세는 240여역원이 넘으며, 법인과 관련된 금액은 46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해당 사건의 경우 수사가 이어지고 있어 투기액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법인들은 공통적으로 유한회사로 운영됐는데, 주주 및 지분공개의 의무가 없고 설립과 등록이 용이해 차명 투기에 손쉽게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3월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수많은 공직자 투기 관련 감사가 이뤄지고 대책이 발표됐지만 직원의 유한회사 참여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김상훈 의원은 "LH직원이 부동산 회사까지 만들어 투기를 했다는 것은 투기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실태가 이러함에도 국토부와 LH가 내놓는 혁신안 어디에도 유한회사를 통한 투기 방지 대책이 담겨있지 않다. 법인투기의 재발은 시간문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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