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내부고발자 "문제의 배후엔 저커버그 있어"

이병훈 2021. 10. 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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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문제를 폭로한 내부고발자가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 운영 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문제의 배후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있다며 의회가 직접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사 SNS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에게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등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내부 연구 결과를 알고서도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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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청문회서 폭로
"의결권 55% 쥐어 견제할 자 없어
이용자 안전보다 페북 이익 우선
해악 알고도 방치.. 도덕적 파산"
"빅테크 자정 안돼" 의회 규제 촉구
저커버그 "말이 안되는 주장" 반박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문제를 폭로한 내부고발자가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 운영 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문제의 배후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있다며 의회가 직접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전 직원 프랜시스 하우겐은 이날 열린 미 연방의회 상원 상무위원회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안전보다 자사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행태를 반복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문제를 폭로한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이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그는 특히 저커버그를 겨냥해 “(문제가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이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지배구조상 저커버그가 의결권의 55% 이상을 쥐고 있어 회사 내에 그를 견제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우겐은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숫자(실적)가 주도하는 조직으로 만들었고, 숫자가 결정을 내린다”며 “저커버그가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모두 통제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우겐은 2019년 페이스북에 입사해 지난 5월까지 선거 관련 데이터를 다루는 ‘시민청렴팀’에서 근무한 데이터 전문가다. 전에는 구글과 핀터레스트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문서를 인용해 페이스북의 문제를 보도했는데, 이 문건을 제공한 내부고발자가 바로 하우겐이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사 SNS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에게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등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내부 연구 결과를 알고서도 방치했다. 유명인 명단을 만들어 따로 관리하면서 이들이 게시물 규제를 위반하더라도 예외로 뒀고, 이용자가 보는 뉴스피드 알고리즘도 보다 자극적으로 변경했다.
지난 2019년 10월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오른쪽)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법무팀과 상의하는 모습.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하우겐은 ”페이스북은 ‘도덕적 파산’ 상태”라며 “경영진은 SNS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변하지 않고 계속 공익에 반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에는 자정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의회가 직접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우겐은 혐오 표현이나 유해한 콘텐츠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의 알고리즘 연구내역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제시했다. 의회가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를 겨냥해 논의 중인 반독점 규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우겐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분리하면 광고비용 대부분이 인스타그램으로 가고, 페이스북은 (자극적 정보가 넘쳐나는) 괴물이 될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해체되더라도 지금의 문제는 계속 남아 위험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커버그도 침묵을 깨고 “(하우겐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내부 직원들한테 보낸 글을 올려 “연구 결과를 무시했다면 왜 우리가 업계 최고의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유해 콘텐츠와 싸우는 데 관심이 없었다면 왜 가장 열정적인 전문가를 고용했겠나”라며 “페이스북이 이익만 우선시한다고 비난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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