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지하철역 가깝고 자체주차장 갖춰.. "뛰어난 접근성 큰 장점이죠"
매일 전체소독·체온 측정 등 방역 통해 안전한 시장 환경 구축 구슬땀
상품권 등 결제편의 시스템 도입.. 근거리 배송서비스로 활력 찾아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유서 깊은 '인천 계산시장'
"구경 한 번 와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것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인천 계산시장!"
가수 조영남의 '화개장터' 노래 가사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애창곡 '화개장터'와 인천 계산시장은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계산시장은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1982년 개장한 역사가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대지면적은 1만 6529㎡이고, 총면적은 1만 4016㎡이다. 약 240개의 상점이 있으며, 주로 식품류·의류·잡화류를 취급한다.
계산대로의 끝부분인 계양1동 국민은행 뒤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 약 150m의 십자로 형식의 거리에 상점들이 분포되어 있다.
인천 1호선 경인교대역까지 걸어서 다닐 만큼 가까워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주거지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지난 40여년간 지역 주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져왔다.
시장 옆의 복개천 도로에 식당과 먹을거리 장터가 있고, 시장상인들이 운영하는 유료주차장도 설치돼있어 차를 이용해 간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시장 초입 부분에 위치해있어 시장과의 이동 동선이 짧고, 주차비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계산시장은 약 240개의 점포가 십자형 구조를 따라 이어진다. 중앙로를 따라 1자로 이어지고 중간지점에서 사선형의 좌우로 이어지는 형태로 A, B, C, D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쇼핑 동선이 간결하다는 메리트가 있다.
색깔별로 구분되는 상점들은 먹거리부터 의류, 가방, 화장품, 악세서리까지 다양한 생활용품이 밀집해 있으며, 비가림막과 해가림막이 잘 설치되어 있어 궂은 날씨에도 편리하게 쇼핑이 가능하다.
계산시장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첫걸음 시장 육성 시장에 선정된데 이어 2019년에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중기벤처부 지원사업인 '특성화시장육성사업'으로 2년간 국·시·구비 최대 10억여원을 투입해 지역 특색 및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시장 고유의 특장점을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문화관광형시장'은 상인과 상인회, 소비자와의 좋은 유대 관계 형성, 신용카드·제로페이·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등 잘 받기, 원산지 표시, 안전선 지키기 등의 선발기준을 통과하여야 한다. 육성사업은 2년간 진행되며, 모범시장의 경우 최대 5회까지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그간 전통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따르면, 7월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지수(BSI)는 32.8로 전월보다 20.8포인트 급락했다. 전통시장 체감 BSI도 26.6으로 전월보다 22.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결혼식과 돌잔치, 회갑연 등의 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확연히 줄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유지로 가족 및 친구들의 만남도 급격히 줄어들면서 소비 자체가 감소한 측면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4.0%에 근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해서도 소비 충격이 제한적이고 수출 회복세를 보여,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계산시장 상인들은 이같은 전망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코로나 이후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모두 힘든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이 연장된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계산시장은 이러한 경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력을 쏟고 있다. 우선 상인회는 고객이 안심하고 시장을 찾도록 '안전한 시장 환경 구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장을 볼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계산시장은 매일 오후 2시에 시장 전체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시장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구간별로 방문 고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결제편의 시스템'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2019년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결제편의가 추진된 것인데, 전 점포를 대상으로 결제수단 다양화 교육이 진행됐으며 상인들의 결제편의 서비스 마인드가 변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인천e음 상품권, 온누리 상품권, 온누리 모바일 상품권 등을 활용한 '저렴한 장보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평상시에도 유용하지만 특히 장보는 금액이 커지는 경우에는 월 구입한도가 상향되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기벤처부는 전통시장과 상점가에서 10% 할인되는 온누리상품권을 1인당 구매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리는 등 상권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계산시장 상인회 역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보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모바일 결제 방식인 데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방지 효과도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상인회는 육성사업단과 함께 계산시장 내 각 점포를 방문해 가입을 권유하고, 활용 방법을 1대1로 교육하는 등 심혈을 쏟고 있다. 현재 계산시장 전체 점포 중 88% 이상 점포에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3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5천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3만원 구매 기준, 대략 16.7%를 할인해주는 셈이다.
아울러 전통시장 전용 모바일 앱 '놀러와요 시장'에 가입해 근거리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손님들은 시장에 굳이 가지 않더라도, 싱싱한 식재료를 집에서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라이브커머스에도 진출해 코로나 사태로 급부상한 '비대면 경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계산시장의 '마라탕 세트'가 완판되며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매주 금요일 점포별 한 가지 상품을 돋보이게 진열하여 방문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사장님의 금 바구니' 역시 계산시장의 대표적인 콘텐츠 중 하나로 꼽힌다. 점포 상인들이 방문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상품 등을 등나무 바구니에 담아 해당 상품과 점포의 특징, 그리고 매력적인 스토리를 함께 엮어 홍보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현재는 전체 120개 점포 모두가 금 바구니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 바구니에 대한 계산시장 상인들과 방문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산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상인과 손님의 반응이 모두 좋다"며 "상인들은 눈에 잘 띄는 바구니에 상품을 진열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하고, 손님들은 시장에 볼거리가 생겨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산시장은 젊은 감각과 유행에 민감한 청년상인, 그리고 전통을 중요시하는 나이 지긋한 상인분들까지 시장을 구성하는 모두가 단합해 발맞춰 나가고 있다"며 "방문 고객분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해서 구축,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계산시장을 믿고 찾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성욱 사업단장은 계산시장의 온라인 진출 계획에 대해 "2020년 놀장 입점과 2021년 5월 계양구 무료배송, 2021년 10월 인천시와 인천 e음몰 장보기 서비스 입점, 11월 네이버 '우리동네 장보기 서비스', 쿠팡, 위메프, 스마트스토어 시범상가 입점을 통해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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