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데이트 폭력 사망' 가해자 상해치사 기소.. 유족 "살인죄 적용을"

"의식 잃었는데도 폭행 계속
살인죄 적용해야" 유족 반발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과 말다툼을 하던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에서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 측은 해당 남성에게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며 데이트 폭력 범죄에 엄중 대응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상현)는 6일 30대 남성 A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의 여자친구 황모(26)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황씨를 수차례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로 만들고, 결국 8월17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족 면담 및 법의학 자문 추가 의뢰, 현장 실황 조사, 폐쇄회로(CC)TV 영상 대검찰청 감정 의뢰 등의 보완수사로 A씨의 폭행과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입장문을 내고 A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채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후에도 가해자는 폭력을 지속했다”면서 “112에 피해자가 자는 척한다며 허위 신고를 하고, 119 구급대원들에게 ‘술 취한 피해자를 데리고 가다 떨어뜨려서 머리를 부딪혔다’는 등 허위사실을 고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가해자는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데이트 폭력 관련 특별법 제정과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경찰은 지난 7월 말 A씨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법원은 지난달 15일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A씨 구속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