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 없이 손과 머리가 떨린다면..

권대익 2021. 10. 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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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팔 힘이 떨어져 손이 떨릴 수 있다.

이처럼 일상적인 행동을 하다가 별다른 원인이 없이 손이나 머리가 떨리면 '본태성 진전(本態性 震顫)'일 가능성이 있다.

허륭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본태성 진전은 약을 복용하면 조절이 잘 되지만 증상이 계속돼 약물 용량을 올리다 보면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 내성으로 조절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며 "이럴 때에는 다른 치료, 즉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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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유 없이 떨리면 '본태성 진전'
파킨슨병 떨림, 가만히 있으면 더 심해져
손 떨림 증상은 파킨슨병 때문일 수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떨리는 본태성 진전일 가능성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긴장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팔 힘이 떨어져 손이 떨릴 수 있다. 이처럼 일상적인 행동을 하다가 별다른 원인이 없이 손이나 머리가 떨리면 '본태성 진전(本態性 震顫)'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손과 머리가 떨리는 것은 파킨슨병 전조 증상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두 질환을 헷갈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생기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머리 떨림은 물론 손과 발 떨림도 많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은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더 심해지며 걸을 때 한쪽 다리를 끌거나 한쪽 팔만 흔들리곤 한다. 이 밖에 얼굴 표정이 없어지고, 제대로 냄새를 맡지 못하고, 심한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반면 별다른 이유 없이 발생하는 본태성 진전은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과 달리 떨림 증상 이외의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없다.

글씨를 쓰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어떤 행동을 할 때 손이 떨리는 것을 ‘수전증(手顫症)’이라고 하고, 머리가 떨리면 ‘두전증(頭顫症)’이라고 한다. 이들 증상을 의학적으로는 ‘본태성 진전’이라고 한다. 본태성 진전은 유전적 원인이 50% 이상이다.

허륭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본태성 진전은 약을 복용하면 조절이 잘 되지만 증상이 계속돼 약물 용량을 올리다 보면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 내성으로 조절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며 "이럴 때에는 다른 치료, 즉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본태성 진전 가운데 수전증은 진전 가운데 가장 흔하고 익숙한 질환이다.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가족력이 없어도 흔히 발생한다.

'체머리'라고도 하는 두전증은 초기 본인이 머리를 떨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알게 될 때가 많다. 초기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더 진행되면 떨림에 의해 어지럼증 등이 발생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떨림성 사경증’으로도 머리가 떨릴 수 있는데 증상은 두전증과 비슷하지만 두 질환의 치료법이 다르다.

이에 따라 근전도 검사로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본태성 진전은 증상이 약물로 잘 조절되므로 수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약물에 반응을 하지 않아 식사를 하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에는 수술하는 것이 좋다.

약물로 증상이 잘 조절된다는 것은 어느 일정 기간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증상을 조절한다는 목표로 복용한다.

수술은 떨림을 일으키는 뇌 시상부에 있는 뇌핵에 전기적 자극기를 집어넣어 조절하는 ‘뇌심부자극술’과 초음파로 두개골 내 시상부에 손상을 줘 떨리지 않게 하는 ‘초음파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뇌심부자극술은 머리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전극을 집어넣어야 하는 반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초음파 수술은 머리에 구멍을 뚫지 않고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허륭 교수는 “최근에는 본태성 진전 치료를 위해 뇌심부자극술과 초음파 수술이 모두 시행되지만, 두전증처럼 한쪽만 시행해서 별 효과가 없다면 뇌심부자극술을, 수전증처럼 특히 한쪽만 많이 떨린다면 초음파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허 교수는 “본태성 진전은 약물로 어느 정도 증상 조절이 가능한 만큼 수술을 받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마다 상황과 정도가 서로 달라 신경외과에서 충분히 상담한 뒤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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