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스태그의 공포] "선진국 경기회복속 원자잿값 치솟아, 장기화땐 수출기업 직격탄"
기업투자 부진·개인 소비 줄어
물가는 오르고 제품은 안 팔려
저성장고착 89년 日상황과 비슷
전반적 물가 상승압력 더 커지고
공급·수급불안 당분간 지속될 듯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하며 국내 경제에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비롯해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 이에 따른 중국과 인도 등의 전력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맞물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규모가 큰 선진국들이 경기 회복과 함께 '위드코로나'를 진행하면서 원유 등 원자재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탄소 중립 정책과 중국·호주 간 무역분쟁 등이 겹치면서 에너지가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부에 (원자재를) 의존하는 우리나라 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조짐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공산품가격도 뛸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가 외부에 원자재를 의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스트 푸시'(cost push)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주로 공급요인에 따른 상승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가 기업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개인도 소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는 오르고, 물건은 안 팔리고 있어 서민들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정부가 빨리 물가안정을 위해 애쓰고 수입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간재 수출 기업들이 가공해 공급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원자재가 공급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길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경기가 침체하는 가운데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올해 우리나라가 4%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제 지난 2년간 경제성장률 평균을 내보면 아무리 잘 나와도 0%"라면서 "그런데 물가는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이보다 더 뛰어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의 1989년 상황과 비슷하다"며 "당시 일본도 집값이 뛰고 있었지만 실제 성장률은 낮고, 수출은 감소하고, 환율은 계속 올라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했다"고 말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산업구조 자체가 원자재를 사와 부품이나 완제품을 제조해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에 큰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실장은 "앞으로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것이 장기화한다면, 국내 산업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물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과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만큼, 물가가 기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공급불안과 수급불안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성장률도 낮고 물가 압력은 높아져 체감적으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며 "다만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내년이 더 심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홍 교수는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폭등할 것이라는 예견은 이미 나왔다"면서 "주요국이 위드코로나 체제로 가면서 수요를 줄이지 않고, 생산을 더 확대하면서 물가가 더 크게 올랐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유류세를 깎아주는 것을 제외하고 유가대책을 세울 수는 없다"면서도 "정부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 그 재원이 더 필요한 판국에 유류세를 깍아주기는 어렵고, 탄소세를 도입하면 다른 부가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저성장도 지속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시국이라 그 영향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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