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기고]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 "기후과학자, 노벨물리학상 수상 큰 의미"

노벨위원회, 기후 물리학의 두 선구자에 방점 찍어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부분적으로)은 기후시스템과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대한 기후시스템의 반응을 이해하는 데 근본적 공헌을 한 두명의 기후과학자에게 수여됐다. 두 과학자는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 하며, 인간이 초래한 변화를 파악하는데 큰 이정표를 세웠다.

독일 함부르크 막스플랑크 기상학 연구소의 명예 단장인 클라우스 하셀만 교수는 날씨와 기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어떻게 기후시스템의 자연 변동성과 뚜렷하게 구별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데 획기적 기여를 했다.

1976년 발표된 하셀만 교수의 ‘확률적 기후 모델 (Stochastic Climate models)’ 논문은 게재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학원생이 꼭 읽어야하는 논문이 될 정도로 기후 물리학계의 디딤돌이 됐다.

악셀 팀머만 단장, [사진=IBS]

하셀만 교수는 본 논문에서 1905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최초로 수학적으로 묘사된 ‘브라운 운동’을 기후 시스템에 전격 도입했다. 기후 시스템의 변동은 단기적 날씨 현상의 연속적 축적에 의해 발생한다. 이 기본 개념은 자연 발생적 기후 변동의 95%를 설명한다. 기후과학자들은 이것을 기후의 ‘귀무 가설 모델 (Null Hypothesis model)’이라고도 한다.

노벨 위원회가 인정한 하셀만 교수의 두번째 공헌은 1993에 제안된 최적지문법 (optimal fingerprinting)이다. 오늘날에는 기후-CSI( Crime Scene investigation)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공간적 데이터를 필터링하는 기발한 방법으로 이를 통해 20세기 관측 온도 변화에서 인간의 영향을 탐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인간이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있음을 명백하게 밝히는 데 핵심으로 사용된 방법 중 하나이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또 다른 기후과학자는 현대 기후 모델링의 창시자 마나베 슈쿠로 박사이다. 슈쿠로 박사는 이미 1960년대에 미국 프린스턴 지구물리학 유체역학 연구소에서 제1세대 슈퍼컴퓨터에 기후 시스템의 복잡한 물리 방정식을 풀어낸 최초의 컴퓨터 수치 모델을 입력하고 계산했다.

처음 만들어진 모델들은 대기의 움직임만을 묘사했는데 커크 브라이언(Kirk Bryan)박사와 오랫동안 협력한 덕분에 추후에는 해양 순환도 묘사할 수 있게 됐다.

소위 접합 대기 대순환 모델(Coupled General Circulation models)이라고 불리는 이 모델들은 처음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 증가하면 지구 온도가 섭씨 3-4도 상승하고 육지와 극지방에서의 온난화가 지구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최초 빙하기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마나베 박사의 선구적 연구는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하셀만 교수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포함한 세계 모든 기후 과학 센터들의 기후 모델 개발로 이어졌다.

수 많은 연구팀에 의해 반복적으로 실험 되고 추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해 평가돼 온 수천 개의 독립적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에서 나온 결론은 매우 간단하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다. 만일 인류가 탄소 배출을 멈추지 않는다면, 지구는 계속 뜨거워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강우 패턴이 대규모로 변화할 것이다.

나는 기후 물리학 노벨상 수상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영광과 특권을 누려왔다. 하셀만 교수님은 막스 플랑크 기상학 연구소에서 나의 박사학위 지도 교수였으며 마나베 슈쿠로 박사는 나와 동료로서 북대서양 순환 변동성에 대하여 공통 관심사를 나눴다. 나는 두 분의 지적 관대함, 끊임 없는 호기심,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연구에 큰 기여를 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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